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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를 노린다"...중국 유령업체들, 쿠팡서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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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제품을 그대로 베껴 반값에 판매하려는 중국 '유령업체'들의 실태, YTN이 보도해드렸는데요.

그렇다면 왜 이런 업체들이 기승을 부릴까요?

이번 사건을 취재한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보혜경 기자, 안녕하세요.

먼저 쿠팡은 정말 많이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잖아요.

실제 하지 않는 이른바 '유령 업체'들이 있다는 거죠?

[기자]
대표적인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흔히 같은 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로도 잘 알려졌죠.

싸도 너무 싼, 무려 절반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려는 업체들이 최근 기승입니다.

한 국내 업체 상품을 예로 들면, 한 통에 19,790원에 파는 차량용 유리막 코팅제를 반값인 9,870원에 파는 식인데요.

황당한 건, 취재진이 해당 물품을 판매하는 국내 업체와 원료를 납품하는 제조업체에 직접 문의해 봤더니 이런 '반값 업체'와 거래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이런 업체는 한두 곳이 아니었는데요, 판매 물품은 자동차용품을 비롯해 화장품이나 잡화, 의류, 신발 등으로 다양했습니다.

제품 사진은 물론 상세 페이지까지 국내 판매자가 올린 것과 똑같았습니다.

[앵커]
이 업체들의 실체는 파악됐나요?

[기자]
우선 이들 업체는 이름에 베이징이나 난닝, 하이닝과 같은 중국 지명이 들어가 있어 중국 업체들로 추정됩니다.

심지어 국내에서 만들어 독점 판매하는 제품까지도 똑같이 반값에 파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내 판매업체 관계자들은 자사 제품을 중국을 포함해 수출한 적이 없거니와, 수출 조건도 까다롭다고 딱 잘라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모조품조차 판매할 수 없는, 아예 물건 자체를 갖고 있지 않은 업체들로 추측한다고 말했습니다.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쿠팡 입점 A 판매업체 관계자 : 저희가 따로 중국 업체와 미팅을 했거나 그런 적도 없고요. 연료첨가제가 위험물이기 때문에 해외로 수출하려면 굉장히 까다롭거든요. (중국 업체가) 물건을 안 가지고 있는데 그냥 올린 것 같은 느낌이어서…]

[앵커]
이런 업체들이 어떻게 쿠팡에서 활동할 수 있는 거죠?

[기자]
쿠팡은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 주로 상위에 노출되는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 반값 제품들은 판매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가격이 가장 저렴한 경우 다른 판매자들이 만들어 둔 제품 사진이나 상세페이지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 탓에 소비자에겐 최저가 동일 상품으로 인식되는 겁니다.

이 업체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배송일이 7월 4일로 똑같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배송은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봤는데요, 쿠팡 내부 관계자는 이들 업체에선 한 번도 배송이 이뤄지지 않아 정산해준 이력이 없다고 실토했습니다.

게다가 정상적으로 물품 판매가 가능하지도 않은, 이른바 '유령업체'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배송 이력이 없는 유령업체라도 쿠팡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이상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는 건 가능한데요.

만약 배송 기간을 넘겼다면 소비자에겐 자동 환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판매 행위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내 업체들 피해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기자]
이들 '유령업체'의 존재는, 한 국내 업체가 최근 쿠팡 매출이 급감하자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가 알게 됐습니다.

이 업체에선 쿠팡 매출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어느 날부터 매출이 아예 0원이 됐다고 하는데요.

알고 봤더니, 자사 제품을 중국 업체가 절반 가격에 판매하면서 순위를 빼앗긴 상황이었습니다.

사실상 유령업체들이 국내 업체의 정상 영업을 방해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실제 물건을 판매하려는 목적도 아니라면 소비자들의 개인 정보를 노린 것으로 봐야 할까요?

[기자]
취재진이 쿠팡에서 구매가 이뤄질 때 판매자에게는 어떤 정보가 뜨는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구매자의 이름과 연락처, 주소까지 고스란히 업체 측에 공개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유령업체'들이 이 같은 개인정보 데이터를 노리고 반값에 있지도 않은 제품을 올렸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문제는 이 개인정보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최신의, 정확한 정보라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정보가 보이스피싱이나 스팸 등에 활용되는 것을 증명하기도 어려운 데다,

흥신소와 같이 돈을 받고 개인정보를 파는 일당에게 넘어간다면 흉악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최경진 /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 : 나중에 거래가 취소된 다음에 해당 개인정보만 습득해 불법적으로 남용하더라도, 이런 과정을 통해 습득했는지 증명할 수가 없거든요. 즉각적으로 해당 정보들을 범죄나 보이스피싱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심각한 점이죠.]

[앵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뭐라고 답변했나요?

[기자]
사실 쿠팡 측은 원론적인 답변밖에는 내놓지 않았습니다.

쿠팡은 중국을 포함한 해외 업체들에 엄격한 입점 등록 절차와 심사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24시간 모니터링과 추가 검증을 통해 악성 판매자를 걸러내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유령업체들의 계정을 정지해 판매를 막고, 고객 정보를 서비스 제공 이외 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형사 고소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제가 쿠팡 측에 확인을 요청했던 업체들은 모두 계정이 사라졌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문제가 해결된 건가요?

[기자]
취재진은 쿠팡 측이 중국 '유령업체'에 대한 전수 조사에 들어가는지 알아보려고 일부 업체만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금방 조치해 사라졌지만, 그 밖의 업체들은 지금도 쿠팡에서 물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업체마다 무려 1,500~1,700여 개 물품을 올려뒀는데, 모든 물품 배송일이 7월 7일로 똑같습니다.

이 업체들이 정상 판매자가 아니라면, 쿠팡 측에서 아직 전수조사를 못 했거나 대처가 늦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취재진이 확인하지 못한 유령업체들도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지금도 활동하고 있고 언제든 또 나타날 수 있다는 건데, 대책은 없나요?

[기자]
중국 업체들이 가짜 제품을 판매한다거나 그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건 이전에도 여러 차례 문제로 대두했던 부분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네이버의 경우 중국 판매자의 진입 장벽을 높게 설정해뒀는데요.

네이버는 중국 개인 판매자의 경우 스마트스토어 입점을 아예 못하게 했고, 사업자 등록증이 있더라도 패션, 화장품, 의류 등 특정 카테고리는 진입할 수 없습니다.

쿠팡과 같은 오픈마켓 사업자 스스로 자사에 입점한 업체들이 유효한 서비스나 제품을 공급하는지 확인하는 자정노력이 필요한데요.

자율적인 규제 강화 더불어 법적 의무도 부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관련 법안 처리로 나아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황보혜경 기자, 잘 들었습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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