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해마다 증가하는 '인공어초'...관리 예산은 그대로?

[뉴있저] 해마다 증가하는 '인공어초'...관리 예산은 그대로?

2022.06.22. 오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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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민대홍 / 시사 PD


[앵커]
6월 한 달 동안 환경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오늘은 어제 소개해 드린 대로 인공어초 사업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민대홍 피디 나와 있습니다.

민 피디, 어서 오십시오.

어제는 거문도의 해양 오염문제와 낚시 행위를 두고 벌어진 갈등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인공어초가 주제군요.

거문도에서 인공어초가 설치된 곳을 가봤다고요?

[PD]
예, 거문도 인근 바다에도 지난 2000년부터 인공어초 사업이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모두 2,844개가 설치되어 있었고요.

제가 직접 가본 유림해수욕장 인근 바다에도 인공어초가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인공어초 바로 옆에 자연 바다 숲이 있었다는 건데요.

자연 바다 숲과 비교해 인공어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리포트 먼저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거문도 유림해수욕장 인근 해안.

바닷속으로, 웃는 모습과 물고기 모양의 구조물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바다 숲을 만들기 위해 철이나 시멘트 구조물에 해조류를 붙여 설치한 인공어초를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그 옆으로는 거뭇하게 우거진 자연 바다 숲이 대조를 이룹니다.

사람의 손길 없이, 자연 상태에서 조성된 바다 숲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인공어초 모습과는 차이가 분명합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인공어초와 자연 바다 숲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는데요.

물속은 어떤지 이 수중드론을 이용해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물속 세상은 바깥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딴 판입니다.

거뭇하게만 보였던 자연 바다 숲은 감태와 모자반, 잘피가 풍성하게 우거져 있고, 사이사이로, 치어들이 떼로 모여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반면, 인공어초는 녹슨 뼈대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듬성듬성 있는 해조류 사이로 따개비류나 불가사리 등 조식동물이 잔뜩 붙어 있습니다.

일부 인공어초에는 낚싯줄과 밧줄 등 쓰레기가 뭉치째 걸려 있습니다.

인공어초가, 제 기능을 잃고, 오히려 바닷속 쓰레기 집하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배성우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회원 : 바다 생물들의 숲을 이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어구가 걸려있고 그물이 걸려있고 완전히 바닷속의 쓰레기를 양산하는 꼴이 돼가고 있는 현실이거든요.]

인공어초 설치는 어획량 증대를 목적으로 지난 1971년 시작돼 5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는 국가사업입니다.

50여 년 동안 전국 근해에 설치된 인공어초는 모두 143만여 개.

들어간 사업비는 1조2천8백억 원에 달합니다.

거문도 역시 지난 2000년부터, 3천 개 가까운 인공어초가 설치됐지만, 일부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바닷속 흉물로 전락했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입니다.

인공어초를 설치만 할 게 아니라, 기존에 설치된 것의 사후 관리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인철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들의 모임 사무국장 : 계속 신규 인공어초만 투입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게…. 현장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사후 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게 더 우선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해양수산부의 판단은 조금 다릅니다.

지난 2019년 사업평가 결과, 인공어초를 설치한 곳은 다른 지역보다 어획량이 두 배 이상 느는 등 나름의 성과가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일부 인공어초의 사후관리가 미흡한 점은 인정했습니다.

[임태호 / 해양수산부 수산지원정책과장 : 관리가 미흡한 그런 데가 있다는 것도 조금 알고는 있습니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게 효과적인지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더 검토를 해보겠습니다.]

올해도 인공어초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약 300억 원.

이 가운데, 사후 관리에 책정된 예산은 50억 원으로, 나머지 250억 원은 인공어초 1만 개를 추가 설치하는 데 사용될 전망입니다.

YTN 민대홍[mindh0927@ytn.co.kr]입니다.

[앵커]
리포트를 보니 인공어초 자체보다는 사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게 문제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관리가 필요한 건가요?

[PD]
우선 인공어초에 쓰레기가 많이 걸리는 이유는 인공어초가 콘크리트나 철골로 이루어진 구조물이기 때문입니다.

자연 바다 숲을 이루는 해조류와는 달리 크기가 크고, 해류에 따라 움직이지 않아서 밧줄이나 통발 같은 쓰레기가 걸리면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부 인공어초가 쓰레기 집하장으로 전락한 거고요.

또 바다 숲을 만들기 위해 인공어초에 해조류를 부착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불가사리나 멍게처럼 해조류를 먹는 조식동물들이 이곳에 특히 몰려서, 다시 바닷속 환경이 황폐해지는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결국 인공어초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인공어초에 걸린 쓰레기와 필요에 따라 조식동물도 치워야 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거문도 인근 바다에서는 환경단체의 다이버들이 종종 바닷속 쓰레기와 조식동물을 치우고 있는데 쓰레기나 조식동물을 수거해도 관계기관이 예산 문제로 처리를 어려워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리포트에서도 인공어초 사후 관리에 책정된 예산에 대해 나왔는데, 사후관리를 위한 예산이 부족한 상황인가요?

[PD]
해마다 인공어초는 새롭게 설치되지만, 사후 관리에 편성되는 예산 수준은 거의 변동이 없었습니다.

인공어초시설사업집행 및 관리규정 훈령 29조에 보면 인공어초 사업비의 15% 이상을 어초 어장 관리사업비로 정한다는 항목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인공어초 시설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는 사업비의 15%만 관리사업에 투자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겁니다.

실제, 올해도 11개 지자체 가운데 두 곳을 제외하면 모두 관리사업에 전체 사업비의 20%가 채 되지 않는 예산을 편성했고요.

네 곳은 정확히 인공어초 사업비의 15%만 관리예산으로 편성했습니다.

하지만, 그래프를 보시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342억의 예산을 투입해 해마다 1만 개 가까운 인공어초를 설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결국, 늘어난 인공어초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리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인데요.

지자체의 예산 편성은 큰 변화가 없어 방치되는 인공어초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오늘은 인공어초 문제에 대해 살펴봤는데 내일도 관련 소식이 있나요?

[PD]
내일은 거문도에 사는 멸종위기종 1급 나팔고둥 얘기인데요.

멸종위기종이 횟집 수족관에서 발견되었다고 해서 직접 취재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민 피디 수고했습니다.



YTN 민대홍 (mindh09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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