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전장연 대표에게 듣는다...'그들이 지하철을 세운 이유'

[뉴스라이더] 전장연 대표에게 듣는다...'그들이 지하철을 세운 이유'

2022.06.20. 오전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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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대근 앵커
■ 출연 :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오늘 아침 그들은 또 지하철을 세웠습니다. 지난 13일, 52일 만에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 전장연. 시위 첫날, 현장으로 가볼까요.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아니다, 사회적 약자라도 타인에 불편을 준다면 제재해야 한다. 이렇게 지금 우리 사회는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그들은 왜 바쁜 출근길에 지하철을 세워야 했을까. 핵심관계자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와 얘기 나누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박경석]
안녕하십니까.

[앵커]
지금 어디 나가 계신가요?

[박경석]
지금 삼각지역에 있습니다. 삼각지역에서 저희는 발달중증장애인이 죽어간 분향소에 있고요. 거기에서 삭발하기도 하고 매일매일 지하철 타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오늘 아침에도 지하철에서 시위를 하신 거죠?

[박경석]
그렇습니다. 30번째, 저희가 출근길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앵커]
지난 13일에 52일 만에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설명 부탁드릴게요.

[박경석]
저희가 작년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첫 번째로 출근길에 지하철을 탔고요.

지금까지 저희가 30번째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게 된 이유는 기획재정부에 장애인 권리예산을 23년도 예산에 보장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래서 기다리기도 하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애인 예산에 대해서 증가할 마음이 있다고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정치가 그리고 또 장관님들이 이렇게 아무리 밝혀도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저희는 이동하지 못하고 교육조차 받지 못했고 그리고 노동할 기회도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랑 5월달까지 23년도 예산이 짜여지는 데 그때 반영될 것인지 말 것인지 협의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그 협의조차도 거부당하고 어떠한 응답도 없기 때문에 또다시 지하철을 타게 됐습니다.

[앵커]
지금 예산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어떤 항목에 얼마가 왜 필요한 건가요?

[박경석]
저희가 제기하고 있는 예산 문제는 법에 명시된 권리입니다. 이동할 권리가 있다고 했기 때문에 이동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예산을 달라.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활동지원 서비스 예산을 보장해 달라, 그리고 교육의 기회조차도 받지 못했던 장애인들에게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 그리고 최중증 장애인들도 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자리의 예산을 달라. 그리고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탈시설 권리를 보장할 예산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여러 가지 예산 항목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는데 이 가운데 장애인 활동지원 예산이 2조 9000억 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요구하고 계신 그 근거는 뭐라고 봐야 될까요?

[박경석]
이미 2022년도에 활동지원 예산은 국가 예산으로 1조 7000억이 배정돼 있습니다, 22년도에는. 그런데 23년도에는 1조 2000억을 증액시켜달라는 것이고 그래서 2조 9000억의 예산인데요. 가장 큰 건 활동지원사들에 대한 수가, 노동에 대한 임금의 문제입니다. 매우 최저임금으로 돼 있는데요. 그래서 이 예산을 단가들을 조금 높여서 이런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된다는 것 하나하고요.

그리고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 이용자들은 매우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평균 시간을 높여서 예산을 반영해 달라는 것이고요. 특히 이번에 발달장애인들이 많이 부모로부터 죽임을 당하고 그 부모도 죽어갔지 않습니까. 발달장애인들이, 활동지원서비스 받는 대상이 대략 한 10만 명 되는데 5만 명 정도가 발달장애인이에요. 그들에게 기본적인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을 보장해야 되는데 그들은 하루에 2시간, 3시간 이렇게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어려워서 이런 참사가 일어나는데 그들에게 하루 8시간은 기본으로 보장해야 된다라는 이러한 예산으로 저희는 예산을 구성해서 제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의 확충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이런 걸 위해서 기재부와 면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만남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요.

대표님,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서도 하실 말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단 전체 추경 규모는 62조 원으로 사상 최대인데 장애인이동권 관련 예산은 연구비 2억 원 증액이 전부였다. 이게 맞습니까?

[박경석]
맞습니다. 대략 저희가 활동지원 예산도 이번 추경에 급하게 보장해 달라, 교육 예산도 보장해 달라 그리고 이동권과 관련된 예산을 저희가 제출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다 거부됐고요.

이동권과 관련해서는 1600억 가까이의 긴급한 예산을 보장해 달라고 했는데 추경호 장관은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그냥 연구비 2억만 달랑 보장한 상황입니다. 취지에 맞지 않다고 이야기하셨는데요, 코로나 기간에 가장 피해를 본 사람들이 아마 장애인일 겁니다. 사망률도 비장애인에 비해서는 23배나 높고요. 장애인 거주시설에 2년 이상 격리돼서 그곳에서 확진자가 50%가 나왔습니다. 이러한 피해와 이러한 차별들에 대해서 가장 취지에 맞는 문제는 바로 장애인들의 차별의 문제와 이런 문제일 건데, 이것을 철저하게 배제시켜버리고 62조나 쓰는 추경 예산에 달랑 2억만 배정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고요. 그래서 추경호 장관께서 23년도 본예산에는 반영하겠다라고 그때 약속을 했는데 만남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앵커]
지금 이런 상황을 대표님이 영화에 빗대서 많이 설명하고 계시더라고요. 어떤 내용의 영화입니까?

[박경석]
넷플릭스에 나오는 우리 죄를 사해 주시옵소서라는 영화인데요. 거기에 첫 장면에, 짧은 영화인데요. 한 교실에서 선생님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학생들에게. 예를 들어서 비장애인들에게 국가가 지원할 예산이 1만 원이라면 장애인들에게는 10만 원이 든다. 그래서 10만 원 빼기 1만 원은 얼마냐 이런 수학시간인데요. 그래서 그걸 물었더니 한 학생이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장애인들 때문에 치러야 할 비용의 가치는 얼마나 됩니까라고 물어보니까 그 옆의 학생이 죽여야지, 이런 답을 하는 교실의 풍경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는, 이런 겁니다. 그렇게, 그런 것들을 통해서 장애인들이 많이 죽어간 역사적 현실을 보여주는 건데요. 그렇게 많은 장애인들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의 죽음은 서서히 잊혀져갔다, 이런 이야기가 영화에 나옵니다.

장애인들이 이렇게 외치고, 21년을 외치고 그 가족에 의해서도 죽임을 당하고 그 가족도 죽어가는 이 비참한 현실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아무리 외쳐도 잊혀져 가고 있고 바로 그 비용 문제 때문에 최소한의 법적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이 비참한 현실이 바로 그 영화 속에서 우리의 현실을 느끼게 돼서 참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앵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으셨을 텐데요. 대표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시위를 하는 게 시민들에게 불편을 준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시위 장소가 꼭 지하철이어야 되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을 하실 수 있을까요?

[박경석]
시위 장소가 지하철이었던 것은 2001년도부터,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이 떨어져 죽고 난 뒤부터는 지속적으로 저희는 지하철을 탔고 2001년도, 2002년도에는 지하철로까지 내려가면서 저희는 이동권을 외쳤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3일부터 출근길 지하철을 탐으로 인해서 이 문제가 좀 더 심각하게 발생한 것이고요. 그래서 저희는 그 바쁜 출근길에 타게 돼서 너무 무거운 마음으로 죄송함을 시민들께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 여러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은 바로 시민밖에 없습니다. 정치인은 말은 했지만 지키지 않고요. 국가 공무원들은 예산 때문에 저희들을 무시하고 지금까지 이렇게 생명까지 무시하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바꿀 수 있는 분들은 시민밖에 없지 않습니까? 저희들에게 욕을 하고 일부는 혐오발언을 하시더라도 정말 국가에게도 책임을 물어봐주십시오라는 말을 간절히 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지금 시민분들께도 이해를 부탁하는 그런 당부의 말씀을 하셨는데 대표님, 혹시 다른 방식의 시위도 같이 진행하고 계신가요?

[박경석]
저희가 삼각지역에서는 분향소를 차리고 있고요. 장애인들이 삭발도 하고 있고요. 매일매일 오체투지도 하고 있고 각 정부 또 국회 그리고 세종시 등에서 각종 집회와 기자회견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문화제도 하고 있고요, 토론회도 하고 있고요, 국회의원님들 찾아가서 정책 간담회도 하고 있고요. 이 모든 것들 다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도 보장하지 않는 대한민국 사회는 좀 변화되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대표님, 마지막으로요. 혹시 시위 방식을, 지하철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 시위 방식을 바꿀 생각도 갖고 계신지. 혹시 조건이 있으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경석]
저희는 내일이라도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지 않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시민들과 부딪히면서 온갖 욕설과 혐오 발언들이 쏟아지는 것들을 누가 어떻게 이렇게 계속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저희를 멈추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저희는 이야기하고, 정말 정치가 바뀌어야 하는데 이 정치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보장함에 있어서 립서비스하지 마시고 정말 진실되게 다가와 주시기를 간곡하게 바랍니다.

[앵커]
일단 장애인 관련 예산 확충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의 답변도 저희가 기다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와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경석]
감사합니다. 꼭 장애인들의 권리가 예산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 정말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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