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택배 파업 예고에 집배원 반발했던 이유는?

우체국택배 파업 예고에 집배원 반발했던 이유는?

2022.06.17. 오후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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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체국택배 파업이 예고된 뒤 집배원들은 파업이 현실화되면 업무가 지나치게 몰린다며 반발했었는데요.

다행히 노사가 파업 직전에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비슷한 문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 지역에서 10년 넘게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최훈순 씨

최 씨의 하루는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한 시간 빠른, 아침 7시쯤 시작됩니다.

끼니도 거른 채 새벽부터 뛰어다녀야 겨우 정해진 물량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최훈순 / 집배원 : 저희가 말 그대로 새벽부터 나와서 등기 정리하고 배송 준비하고. 밥도 못 먹을 때도 많고 말 그대로 힘들 때가 너무 많은데….]

다행히 합의안이 도출되기는 했지만 택배 파업이 눈앞까지 다가왔을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집배 일도 버거운 데 파업이 시작되면 맡은 구역 내 택배까지 전부 소화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요구라는 생각이 들어도 불이익을 받을까 하는 걱정에 거절하기도 어렵습니다.

[최훈순 / 집배원 : 택배 온 거는 작든 크든 중간에 갖다 놓고 너희가 다 처리해야 한다. 승진도 늦어지고 이런 것 때문에 저희가 못 하면 못 하겠다 말을 못하기 때문에….]

집배원들이 택배일까지 도맡아 하게 되면 이런 큰 상자도 이륜차 뒤에 싣고 배송을 다녀야 합니다.

과적 때문에 안전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우려는 컸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이번에도 국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집배원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집배원 노조는 택배노조가 파업에 나설 때마다 집배원에게 무리한 대체 근무를 시키는 것은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합니다.

[최승묵 /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위원장 (지난 16일) : 그 파업의 물량을 집배원에게 또 강요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현장의 집배원을 죽이겠다고 하는 발상입니다.]

지난해 택배 파업 때도 집배원들은 우정사업본부와 대체 근무를 놓고 비슷한 갈등을 빚었습니다.

제대로 된 인력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후에도 문제는 또 반복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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