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강동구청 연이은 '횡령'...주식·가상화폐 투자 광풍의 '늪'

오스템임플란트·강동구청 연이은 '횡령'...주식·가상화폐 투자 광풍의 '늪'

2022.01.28. 오후 6:2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2천억 원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에 이어 강동구청 공무원이 공금 115억 원을 빼돌리는 등 대규모 횡령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두 사건 모두 횡령한 돈이 주식 투자에 사용되고 큰 손실을 보면서 피해 회복이 어려운 상황인데, 2년 전 시작된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광풍의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공금 1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강동구청 소속 7급 공무원 김 모 씨.

횡령한 돈 대부분 주식에 투자했는데, 이 가운데 77억 원을 손해 봤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모 씨 / 피의자 : (혐의 인정하시나요?)… (횡령 이유는 뭡니까?)… (주식에 투자한 게 맞나요?)….]

'강동구청 횡령' 사건이 알려지기 불과 20여 일 전에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 씨가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 씨 역시 수천 억대 횡령금을 주식 투자에 사용해 이른바 '파주 슈퍼 개미'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수백억 원의 손해를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주식을 현금화해 금괴나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모 씨 / 피의자 :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으세요?)… (단독 범행 맞나요?)… (윗선에서 지시했다고 하셨는데 사실입니까?)….]

앞서 광주광역시에선 은행 직원이 2년 동안 26차례에 걸쳐 고객 예금 3억 원을 횡령한 뒤 주식에 투자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최근 공공기관과 기업 내 횡령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건 재작년부터 이어져 오는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광풍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주식 거래용‘활동 계좌'는 지난해 3월 4천만 개에서 5개월 만에 5천 만개를 돌파했습니다.

지난 2012년 5월 2천만 개였던 활동계좌가 8년 만에야 3천 만개로 증가한 것과 비교조차 어려운 증가속도입니다.

가상 화폐 투자자도 재작년 말 162만여 명으로 집계됐는데, 5개월 뒤엔 587만여 명으로 420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주식 대박', '코인 대박' 소식이 곳곳에서 전해지면서 범죄를 감수하고 이익을 내는 게 더 낫다는 위험한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졌다는 겁니다.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주식이나 암호 화폐로 성공한 몇몇 사람들의 얘기를 듣게 되고 몇 년 고생하고 나오면 100억 원을 누릴 수 있다면 충분한 동기가 되지 않을까요.]

전문가들은 특히 회삿돈을 관리하는 권한까지 독점하고 있으면 횡령 범행에 대한 유인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횡령을) 회사도 모르고 아무도 확인 안 하고 (돈을) 넣었다 뺐다 하는 게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면 확신이 들면 사람은 당연히 위험을 선호할 수가 있죠.]

투자 광풍의 늪에 빠진 개인의 일탈을 사전에 차단하려면 기업과 공공기관 내부의 자금 감시·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게 우선입니다.

여기에 금융권에서도 의심 거래 포착 시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하는 현행 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