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실패가 '횡령' 동기?...가족 명의 '차명폰' 압수 복구 중

주식투자 실패가 '횡령' 동기?...가족 명의 '차명폰' 압수 복구 중

2022.01.10. 오전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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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 씨, 횡령한 1,980억 원 모두 ’주식 투자’
이 씨, 투자 손해 면하려 ’횡령’…또 ’투자 실패’
이 씨, 금괴·부동산 매입하고 도주 계획
이 씨, ’차명 휴대전화’ 사용…"모두 가족 명의"
휴대전화 일부 ’훼손’…경찰, 포렌식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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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00억 원대 횡령 사건을 벌인 오스템임플란트 재무 관리 직원 이 모 씨가 주식 미수 거래를 하다가 회삿돈에 손을 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이 씨가 투자 실패 때문에 횡령을 저질렀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기완 기자!

이 직원이 한 곳에만 1,4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는데, 투자 실패가 범행 동기가 됐을 수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 재무 관리 직원 이 모 씨는 지난 3월부터 횡령한 회삿돈 1,980억 원을 모두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1,400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동진쎄미켐에 투자했는데요.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되팔면서, 모두 3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봤습니다.

이외에도 이 씨는 앞서 횡령한 550억 원으로 다른 종목에 여러 차례 투자했는데요.

지난 3월 회사에 돌려놓은 100억 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는 또, 회사 자금에 손을 대기 전에는 주식 미수 거래에도 손을 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수 거래는 매수금의 30% 이상을 증거금으로 내고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건데요.

이후 이틀 안에 100%를 완납하지 않으면 계좌가 동결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외상으로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다 보니 회삿돈을 이용해 만회해보려 했다가 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이 씨는 횡령한 회삿돈까지 돌려놓을 수 없게 되자 금괴와 부동산을 매입하고 도주를 계획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씨의 투자 실패가 횡령 범죄의 동기가 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씨가 도주하면서 차명 휴대전화를 여러 대 만든 사실도 드러났는데, 일부는 훼손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YTN이 보도해드린 것과 같이 이 씨는 도주를 위해 여러 대의 차명 휴대전화를 준비했습니다.

모두 가족들 명의로 된 휴대전화인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다만 가족들은 차명 휴대전화가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이 씨를 체포할 당시 이 휴대전화들을 모두 확보했는데,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복구하고 포렌식 작업을 해 도주 과정에서 누구와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윗선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도 착수했습니다.

앞서 한 시민단체가 직원 한 명이 벌일 수 있는 횡령 규모가 아니라며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등을 고발한 만큼 회사 전반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은 횡령금액에 대한 회수 여부인데요.

이 씨 자택에서 압수한 금괴와 주식계좌 예수금, 현금과 부동산 거래액, 동진쎄미켐 투자 손실액 등을 감안하면 남은 건 730억 원 정도입니다.

경찰은 아직 찾지 못한 금괴 3백㎏의 행적을 뒤쫓으면서, 주식 투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러 차례 주식 투자 실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실제로 회수될 수 있는 자금은 더 줄어들 가능성도 큰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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