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이어온 가게 대 끊기나"...코로나19로 사라져가는 골목의 상징들

"3대째 이어온 가게 대 끊기나"...코로나19로 사라져가는 골목의 상징들

2022.01.08. 오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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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느덧 3년째로 접어든 코로나19 사태는 수십 년 역사를 간직해 온 식당들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사라져가는 '골목의 상징'들, 황보혜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972년, 서울 신당동에 자리 잡아 벌써 3대째 내려온 떡볶이집입니다.

아흔세 살.

한 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갖은 풍파를 견뎌 온 2대 어르신에게도 코로나19는 견디기 힘든 고난입니다.

[정문화 / 신당동 떡볶이집 2대 운영자 : 아흔이 넘었는데 코로나19 같은 일은 처음 겪는 거예요. (손님들이) 안 와요, 코로나19 때문에.]

단골들을 떠올리며 버텼지만, 이대로 가다간 대가 끊길까 걱정입니다.

[백승숙 / 신당동 떡볶이집 3대 운영자 : 하루에 10판도 못 파는 때도 있어요. 4대까지 갈까, 직원도 줄였는데 혹시나 폐업하진 않을까 (불안해요.)]

지난 1961년부터 서울 미근동 골목을 지켰던 돼지갈빗집 주인은 얼마 전, 자식 같은 가게를 내놨습니다.

60년 세월도 코로나19 2년 앞에선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를 장단 삼아 밤새 왁자지껄하던 시절이 그리워 어르신은 폐허가 된 가게를 찾고 또 찾습니다.

[고수덕 / 전 '서대문통술집' 운영자 : 서운해서 오늘 또 나온 거예요. 공사하는 데 가서 한 번 더 보고 오자고. 코로나19 이후로 한 번도 가겟세를 못 줬어요. 그러다가 살던 집을 팔아서 정리하고….]

인천 대표 상권인 구월동 로데오거리도 생기를 잃은 지 오래입니다.

점심시간인데도 이곳 거리는 한산합니다.

빈집 옆에는 또 빈집.

심지어 그 옆 가게까지도 '임대 문의' 딱지가 붙어있습니다.

[박경수 / 인천 구월동 로데오 상인연합회장 : 21년째 되는 상권이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 곳입니다. (코로나19로) 폐업한 곳이 50곳 정도 됩니다.]

어느덧 3년째로 접어든 코로나19 사태.

'골목의 상징'들마저 하나둘씩 사라져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할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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