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시민들'...흉기 휘두르는 범인 끝까지 제압

'용감한 시민들'...흉기 휘두르는 범인 끝까지 제압

2021.12.22.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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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가정집에 택배 기사인 척 들어가 강도 짓을 벌인 4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흉기를 휘두르며 달아나는 범인을 제압한 건, 주변 이웃들이었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김대겸 기자!

강도 행각을 벌이고 달아나던 남성을 시민들이 합세해 막아섰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 겁니까?

[기자]
먼저 취재진이 확보한 CCTV 화면부터 보시겠습니다.

택배 상자를 든 한 남성이 달아나고, 그 뒤를 다섯 명의 시민이 뒤쫓습니다.

그제(20일) 오후 5시 50분쯤, 경기 평택시 합정동의 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시민들이 합세해 강도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을 뒤쫓는 모습입니다.

화면에는 도망치는 남성이 뒤쫓는 사람들을 향해 무언가를 휘두르는 모습도 담겼는데, 당시 이 남성은 손에 흉기를 들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시민들은 도망치는 범인을 향해 주차 고깔을 던지고 끝까지 범인의 뒤를 쫓습니다.

결국, 범인은 채 500m를 못 가서 한 가게 막다른 길에 들어선 뒤 자신을 둘러싼 여러 명의 시민에 의해 제압됐습니다.

[앵커]
범인 검거 과정에서 두 시민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고요?

[기자]
네, 앞서 범인은 60대 노부부 가족이 사는 인근의 한 주택에서 강도 행각을 벌였는데요.

60대 노부부가 저항하자 이들을 흉기로 찌른 뒤 현금 20만 원을 빼앗아 곧바로 달아났습니다.

뒤쫓아 나온 피해자 딸이 소리를 치며 도움을 요청하자 이웃 주민들이 함께 범인을 쫓게 된 겁니다.

범인은 도주 과정에서 인근 가게에 세워져 있던 시동이 걸린 자동차에 올라타 도주를 시도했지만, 인근 카센터 주인이 바퀴에 꽂아 넣은 드라이버 때문에 도주에 실패했습니다.

CCTV 화면에도 바퀴에 걸린 드라이버 때문에 차량이 출발하지 못하고, 범인이 차에서 내려 도망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급한 순간, 침착한 대응이 빛을 발한 건데요 관련 인터뷰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최 모 씨 / 인근 카센터 사장 : 딱 본 게, 바퀴가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바퀴에다가 드라이버를 찔러 넣어서 못 가게 막은 상황이죠. 일단은 차로 도주하면 저희가 따라갈 수가 없어서. 그래서 같이 있는 분들이 합심해서….]

또 다른 카센터에서 일하던 러시아 국적 40대 남성이 범인을 맨손으로 제압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다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시민 2명에 대해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게, 범인이 택배 기사로 위장해 집 안까지 들어간 거라고요?

[기자]
네, CCTV에 찍힌 범인은 택배 상자를 들고 조끼에 모자까지 착용한 전형적인 택배 기사의 모습이었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택배 일과는 전혀 무관한 평범한 40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인은 최근 코로나로 인해 부쩍 늘어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면 경계심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거로 보입니다.

특히 범행 장소도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출입이 가능한 보안문이 설치되지 않은 일반 단독주택이었습니다.

경비 인력도 없어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곳을 범행 장소로 물색한 건데, 경찰은 이 40대 남성이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앵커]
최근 이처럼 택배 기사로 위장한 강도 행각이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죠?

[기자]
네, 최근 택배 기사로 위장한 범행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지난 8월에도 서울 서초구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20대 남성이었는데, 택배 기사로 위장해 초인종을 누른 뒤 피해자가 집 문을 열어주자 가스총을 발사하고 전기 충격기로 위협하는 등 상해를 가했습니다.

피해자는 투자 관련 유튜버로 범인은 SNS를 통해 피해자 집 위치를 대략적으로 특정한 뒤 범행 3일 전부터 피해자 집 주변을 맴돌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개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아파트에 침입해 휴대전화와 금품을 훔쳐간 강도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택배나 배달 등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빈틈을 노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건데, 전문가들은 SNS 상에서 전화번호나 주소가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또 무심코 버리는 택배 상자의 운송장 개인정보 역시 반드시 제거하고 버려야 범죄 노출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김대겸 (kimdk102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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