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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에 짓밟힌 청년의 꿈..."윤창호법 위헌, 경각심 낮출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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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꿈 많던 20대 청년이 음주 운전 차량에 치이는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 큰 장애를 얻게 됐습니다.

누군가의 꿈과 삶을 송두리째 빼앗는 음주 사고는 좀처럼 끊이질 않고 있지만, 최근 윤창호 법에 대해 부분 위헌 결정이 나오면서 자칫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김대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5월, 서울 공릉동의 왕복 8차선 도로.

빠르게 달리던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앞서 신호 대기 중이던 오토바이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사고 당시 가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68%로 만취 상태였습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27살 황재완 씨는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3개월 후 어렵사리 깨어나긴 했지만 뇌출혈과 머리 함몰 등 부상 정도가 워낙 심해 아직도 정상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황재완 / 음주운전 피해자 : 80m 날아갔는데 잘 모르겠어요. 팔은 아직도 못 펴고 다리는 다 아물었대요. 팔은 정말 안 굽혀져요.]

숲과 나무를 워낙 좋아해 병든 나무를 고쳐주는 '나무 의사'가 되겠다던 한 청년의 소중한 꿈은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황 씨와 가족들은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바라고 있지만 이혼 뒤 교류가 많지 않던 아버지가 3천만 원에 합의를 마친 게 걸림돌이 됐습니다.

원치 않는 합의에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재완 / 음주운전 피해자 : 너무 힘들고 진짜.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꼭 큰 벌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힘들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화가 납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두 번째 음주 운전자부터 가중 처벌하는 윤창호 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범 기간과 형량에 상관없이 가중 처벌하는 건 비례 원칙에 어긋난다는 취지입니다

전문가들은 헌재 결정이 음주운전과 관련해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승재현 /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과거에는) 음주 운전을 조심해야 한다는 거였는데, 일반 국민 사이에서 일반 음주운전 처벌이 약화했다는 인식을 할 수 있기엔 충분하죠.]

지난 2018년, 윤창호 법 제정 이후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8년 44.7%에서 2019년 43.7%로 잠시 주춤했다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45% 이상으로 오히려 더 높아졌습니다.

헌재의 위헌 결정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느슨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YTN 김대겸 (kimdk102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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