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팀, 연쇄감염 직전 '16명 쪼개기 회식'...수사엔 결국 '치명타'

대장동 수사팀, 연쇄감염 직전 '16명 쪼개기 회식'...수사엔 결국 '치명타'

2021.11.19. 오후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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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16명이 코로나19 연쇄감염 직전, 단체로 저녁 모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확진 여파로 수사는 큰 타격을 입었는데, 서울중앙지검 내부에선 이 저녁 자리가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청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나혜인 기자!

[기자]
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입니다.

[앵커]
정리하면 검찰 대장동 전담수사팀원 16명이 연쇄 감염 직전 '쪼개기' 방식으로 단체 회식을 했다는 거죠?

[기자]
네, 서울 서초동에 있는 고깃집이었고, 애초 예약은 22명으로 들어왔습니다.

방을 두 개 잡아달라고 했는데, 예약 인원이 모두 참석했다면 한 방에 11명씩 들어갈 상황이었습니다.

현재 수도권에선 10명 넘게 사적 모임을 할 수 없습니다.

[앵커]
실제로는 16명이 참석해 8명씩 나눠 앉았다는 거잖아요?

[기자]
해당 식당 직원도 YTN 취재진에게 그래서 손님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한 방에 10명이 모인 게 아니니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 지침상 사적 모임 제한 수칙은 식당에서 몇 명이 나눠 앉았느냐에 상관없이, 정해진 인원을 넘어 모이는 것 자체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도 수사팀의 이런 '쪼개기' 회식이 방역수칙 위반이고, 과태료 부과 사항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담당 지자체 관계자의 말도 들어보겠습니다.

[서울 서초구청 관계자 : (담당 부서에서는) 22명이 예약하고 16명 정도 와서 방 2개에 나눠 앉았다, 이렇게 해서 한 방에 10명이 안 됐어도 이런 경우에는 위법으로 보는 게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회식이 지난 4일에 있었는데, 이날이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가 구속된 날이죠?

[기자]
네, 전날인 3일에 영장 심사가 있었고 구속 결과가 4일 새벽에 나왔는데요.

4일 저녁에 수사팀이 단체 회식을 한 겁니다.

앞서 김만배 씨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었고,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체포했던 남욱 변호사도 바로 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고 풀어주면서 수사가 잘 안 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었는데요.

어렵게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회포를 푸는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수사팀장인 김태훈 4차장검사도 격려차 당시 저녁 자리에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결국, 그때 회식 바로 다음 날부터 수사팀에서 확진자가 7명 나왔다는 거잖아요?

회식 자리가 연쇄 감염에 영향을 끼쳤던 건가요?

[기자]
방역 당국이 역학 조사를 했는데, 결과는 공개하지 않게 돼 있어서 저희 취재진도 질의했지만 답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은 역학조사 결과 회식 장소에서 전파가 일어나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경위를 떠나 불찰이었다며 송구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확진자 발생 초기 당시 저녁 자리가 상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도 자체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쪼개기' 회식에 관한 수사팀의 초기 해명은 책임 회피나 은폐에 가까웠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애초 식당 두 군데를 예약하려다가 실패해 어쩔 수 없이 한 곳을 잡았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지고요.

이정수 지검장에겐 애초 10명 미만만 모였다고 축소 보고했다가 들통이 나자, 이 지검장이 크게 화를 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앵커]
당시 연쇄 감염으로 수사 공백이 어느 정도 생긴 건가요?

[기자]
회식 바로 다음 날인 지난 5일에 수사관 1명이 처음 확진됐는데, 당장 그날 예정돼 있던 구속 피의자들 조사가 취소됐습니다.

그날 김만배 씨는 아침에 구치소에서 호송차를 타고 검찰청까지 왔다가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번 사건 주임 검사인 경제범죄형사부장을 포함해 6명이 더 확진되면서 한동안 소환 조사를 못 했습니다.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8일부터 차례로 복귀했지만, 당장 그 주 일주일 동안 인력이 부족해 내부에서 충원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수사팀장인 4차장검사도 격리한다고 사흘 휴가를 냈습니다.

그제 확진자 7명 가운데 경제범죄형사부장을 포함한 5명이 복귀한 뒤에야 관련자들 줄소환이 이어지면서 수사가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인데요.

이미 김만배·남욱, 두 핵심 피의자의 구속 만료는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앵커]
가장 타격이 큰 건 아무래도 윗선·로비 의혹 수사죠?

[기자]
네, 현재 구속 만료를 앞둔 핵심 피의자들은 배임과 일부 뇌물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른바 '50억 클럽'을 비롯한 다른 로비 의혹과 당시 성남시 윗선 관여 여부 수사는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아들 퇴직금 의혹과 관련해 소환이 임박했다던 곽상도 전 의원은 이틀 전에야 압수수색으로 강제수사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외압 의혹에 얽힌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 등을 향한 조사도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기소 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수사팀은 주말까지 혐의를 다듬어 월요일에 이들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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