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군인권센터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 또 공군에서"

[이슈인사이드] 군인권센터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 또 공군에서"

2021.11.16. 오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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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앵커
■ 출연 : 방혜린 /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5월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해 목숨을 끊었던 고 이예람 중사,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텐데요. 이 사건이 있었을 즈음에공군에서 또 다른 사망 사건이 있었습니다.[앵커] 이 중사처럼 성추행이 원인이었고공군이 이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방혜린 군 인권센터 상담 지원팀장과 함께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방혜린]
안녕하십니까?

[앵커]
팀장님, 고 이예람 중사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는데 비슷한 시기에 또 사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방혜린]
지난 5월 11일에 공군 8전투비행단에서 여군 하사분이 숨진 채로 발견되었는데요. 저희가 당초 처음 이 상담을 진행할 때는 일반적인 업무과중에 의한 자살 건이라고 저희도 판단했었고요. 왜냐하면 초급 간부 자살율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유족분들도 가지고 있는 기록이나 이런 것들이 마땅치 않아서 그런 정도로 저희가 이해하고 있었다가 이후에 기록들이 드러나고 유족분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하시면서 사실은 자살 사건 뒤에 어떤 다른 성추행 피해나 수상한 정황들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는 걸 저희가 알게 되었습니다. [앵커] 나중에 드러난 성추행 피해사실에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방혜린]
가해자의 진술조서에서 확인이 된 부분들인데요. 가해자가 피해자의 볼을 꼬집는다든가 얼굴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이 있었다고 본인의 입으로 자백한 부분이 있고요. 또 마찬가지로 얼굴을 만지니까 피해자가 얼굴 만지는 게 싫다고 거절을 했던 부분도 본인이 직접 자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피해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더 전에 정황들이 있었는지,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 까지는 지금까지 확인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가해자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보다 나이도 많고 계급도 높다고 그러더라고요.

[방혜린]
계급이 가해자 같은 경우에는 부사관이 진급할 수 있는 최고 계급인 준위이고요. 피해자는 초급 하사기 때문에 연차로 보나 나이로 보나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었고. 그다음에 이 부서 구성 자체가 가해자 밑에 남군 상사가 3명 있고 그다음이 피해자다 보니까 피해자가 이런 애로사항들이나 아니면 업무상의 고충이나 이런 것들을 얘기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고. 그다음에 다 상사가 남성이고 고위직이다 보니까 업무상 위력 부분 이런 것들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특히 피해자가 숨졌을 당시에 가해자가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하던데 어떤 모습입니까?

[방혜린]
일반적으로 출근 시간 전에 사실 출근을 안 하면 출근시간 이후에 출근 확인 여부를 확인하잖아요. 그런데 가해자 같은 경우에는 출근 시간 30분도 전에 전화를 수십 차례 걸었고. 그런데 만약에 출근 안 해서 연락이 두절됐다고 하면 통상적으로는 신상 이상에 대해서 지휘계통으로 보고를 한 뒤에 구조나 아니면 신상 여부들을 확인하는 작업들을 거치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 가해자의 직위가 부서 업무를 감독하는 감독관인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직접 집에 찾아가서 그것도 행적이 확인되지 않으니까 119나 112에 신고하는 것도 아니라 본인이 직접 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그런 부분들이 포착되었고 그다음에 주임 원사가 도착하자마자 방범창을 뜯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들도 사실은 어떤 문제가 신고가 되거나 보고되기 전에 내가 사전에 확인해야 될 것이 있는 게 아니냐, 저희가 증거인멸이나 이런 얘기들을 하게 되는 것이고요.

[앵커]
수상한 행동들을 보였고요. 가해자는 뭐라고 하고 있습니까?

[방혜린]
가해자는 문을 열려는 시도 등은 구조나 이런 것들을 위한 목적이었던 거지 별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성추행 자체도 이게 마치 그냥 친한 부서원들끼리 장난 정도였다고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확하게 지금 가해자가 어떤 부분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이걸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는 저희가 확인할 수가 없고 저희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강제추행 건이 갑자기 병합되었기 때문에 강제추행에 대해서 어떤 진술이 나올지 이런 것들은 향후 재판을 통해서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팀장님께서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가해자와 별도로 지금 인권센터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군 수사당국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계시는 거잖아요. 특히 강제추행건이 나중에 병합됐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을까요?

[방혜린]
이게 쉽게 말하면 지금 8전투비행단에서 발생을 했던 일이고 변사 사건도 그렇고 별건으로 기소가 되어 있는 별건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주거침입어나 이런 부분도 다 8전투비행단 군검찰에서 기소를 해서 재판이 진행 중인 거거든요. 그런데 강제추행 건만 공군본부에서 별도로 그것도 몇 개월이나 지나서 기소를 했다는 점이 쉽게 설명드리면 대구지방검찰에서 조사를 하고 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갑자기 서울중앙지검에서 나타나서 우리가 이 사건을 가져갈게 해 놓고는 다른 한 건을 각기 다른 검찰이 지휘를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사실 공군 본부 법무라인에서 어떤 수사에 대한 지시나 이런 부분들이 없었다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라는 게 저희가 추정하는 부분들이고요. 또 기소가 되는 시점이나 문제가 제기되는 시점들이 이예람 중사 사망과 관련됐던 수사가 종결되고 어떤 활동들이 끝나고 그다음에 세간의 관심이 멀어질 때쯤 이런 부분들이 기소가 되는 상황들 그리고 유족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사건이 병합된 상황 이런 것들이 모두 사실은 이 문제를 조용히 덮고 넘어가려는 공군의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저희가 얘기를 하는 부분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쉽게 좀 더 풀어서 더 이야기를 하면 당시 그 시점에는 고 이예람 중사 사건과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도 격노를 했고 군 수뇌부도 사과를 하는 등 어떻게 보면 군 내부에서 엄청 큰 문제로 불거져 있는 상황이었지 않습니까? 이런 와중에 이런 사건까지 추가로 불거지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조직적으로 은폐하거나 사건 자체를 축소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이런 의혹을 갖고 계신단 말씀이신 거죠?

[방혜린]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발생 시점이 거의 비슷한 상황이고요. 그때 당시에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서욱 장관도 7차례나 와서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사이에 또 공군에서 유사한 상황이 있었고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부분들이 계속 불거지게 되면 공군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나 더 나아가서는 군사 법원, 사법 기능 자체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을 했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이와 관련해서 공군 측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한 결과이다. 그리고 이렇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 지금 부인하고 있는 거죠?

[방혜린]
어제 사건 당시부터 인지해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얘기를 하는 것으로 봐서 어느 정도 인정을 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해서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고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회피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현재 시점에서는 자막을 보시는 것처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한 결과다. 관련된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공군 측에서는 부인을 하고 있는데. 지금 관련된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내용이 나올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다시는 듣고 싶지 않았던 소식을 또 이렇게 듣게 됐는데 올해 들어서 지난달 말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군이 5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역대 가장 많은 기록이라고 하던데. 어떤 점에 대한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방혜린]
기본적으로 반복되는 군 성폭력이 계속 일어나는 것들은 저희가 꾸준히 얘기를 했지만 결국에는 직접적인 가해자뿐 아니라 이 가해자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2차 가해자들 그리고 사건을 이렇게 무마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수사라인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나 책임 추궁이 안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해서 발생하는 거라고 보여지는 것이거든요. 이예람 중사 건도 마찬가지로 지금 직접 가해자인 장 중사랑 지목된 2차 가해자에 대한 재판 말고는 수사 단계에서는 제대로 기소도 안 된 상태인데. 이런 식으로 계속 어물쩡 넘어간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덧붙여서 이렇게 반복되는 사건들이 나오는 게 폐쇄적인 군이라는 특수한 문화 그리고 계급사회인 거잖아요. 계급문화도 작용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방혜린]
당연합니다. 특히 여군들 같은 경우에 애로사항들이 어떤 부분들이 있느냐면 나이에서 오는 권력관계나 성별에서 오는 권력관계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여군 성폭력 중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계급관계에 역전된, 여군이 상급자이고 가해자가 하급자인 이런 성폭력 제보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요즘 한창 뉴스가 되고 있는 여군 대상 상관 모욕 같은 경우 대다수가 여군에 대한 성희롱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많은데 아무래도 남성 중심의 사회들이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여성들이 어떤 제대로 된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한다거나 아니면 조직에 적응하는 것 자체를 남성문화가 방해하고 있는 일들이 반복돼서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현재 군대 내 인권 상황이 어떤지 실태조사를 했고 그 결과를 지금 그래픽을 통해서 보여드리고 있는데 군내에서 성폭력 관련 고충을 말했을 때 사건이 공정한 절차에 따라서 처리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50%도 채 안 됐습니다. 이것도 의미하는 바가 클 것 같은데요.

[방혜린]
어떤 부분들은 신고를 했음에도 사실 처리가 안 된다고 느끼고 있는 것들이잖아요. 이렇게 되면 어떤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는 다른 여군들이 내가 만약에 이런 일을 겪었을 때 나는 신고를 하지 말아야겠다. 피해자가 점점 더 숨게 되고 가해자는 내가 어차피 어떤 범행을 해도 신고되지 않겠다고 확신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가해 상황은 더 대범해지고 더 심각해지고 결국 그래서 피해자가 버티다 못해 삶을 마감하든가 군을 떠나든가 아니면 참고 다시 하든가 이런 식으로 문제가 계속 쳇바퀴처럼 돌다 보니까 결국에는 군대 내 성폭력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 악화만 돼가는 그런 양상을 띠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안타까운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말씀이셨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과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방혜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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