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싸우고 화풀이" 여고생 등에 소변 본 연극배우 '유죄'

"동료와 싸우고 화풀이" 여고생 등에 소변 본 연극배우 '유죄'

2021.11.12. 오후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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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강진원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염건웅 /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 여고생 등 뒤에 몰래 소변을 보고 달아난 남성에게 강제추행이라는 판단이 나온 거지 않습니까? 전반적인 사건 개요부터 정리를 해 주시겠습니까?

◇ 염건웅 : 벌써 이 사건은 2년 전 사건입니다. 2019년 11월 25일 오후 11시경인데요. 그때 아파트 놀이터에서 한 여학생, 당시 피해자는 18세였는데요. 그 여학생 뒤에서 가해자, 범인이 피해자의 머리카락과 후드티 그리고 패딩 점퍼에다 몰래 소변을 본 혐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혐의에 대해서 대법원이 1, 2심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이 난 것을 유죄 취지로 지금 파기해서 1심으로 다시 환송 조치한 그런 사건입니다.

◆ 앵커 : 가해자가 왜 이런 일을 벌였던 건가요?

◇ 염건웅 : 일단 본인 얘기에 의하면 가해자는 화가 난 상태로 차에서 내렸는데 횡단보도 앞에 있는 여성을 보고, 피해자를 발견하고 화풀이를 하기 위해서 따라갔다고 해요. 그래서 거기에 욕설 등이나 화풀이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피해자가 당시 의자에 앉아서 통화를 하고 있으니까 그 뒤에서 몰래 옷과 머리 등에 소변을 봤다고 진술했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보니까 다른 10대 여성에게도 화풀이를 한 전력이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 염건웅 : 이 사건도 사실은 피해자를 특정하고 사건을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이후입니다. 그러니까 11월에 이 사건이 있었고요. 같은 년도 12월에 동일한 사건을 피의자가 저질렀었는데 12월 5일경 또 밤 11시쯤입니다. 시간도 비슷해요.

그런데 여기 천안 근처에서 이 사람이 연극배우인데 연극 연습에 대한 취소 통보를 받고 화가 나서 당시에 16세 되던 여학생의 뒤를 쫓아간 다음에 거기에서 피해자의 가방을 당기고 또 침을 뱉어서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 앵커 : 보니까 1, 2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달랐습니다. 이게 어떻게 갈린 건지 설명해 주시죠.

◇ 염건웅 : 1심과 2심에서 지금 무죄로 이야기한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에 위배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거거든요. 이것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모욕감이 들었을 수는 있으나 이게 직접적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반하게 한 행동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본 것이고요.

그런데 대법원에서는 이것이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또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라고 판단한 것이고 또 이것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다.

그런 행위로 판단할 수 있다라고 지금 나온 건데. 결국은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기 때문에 앞으로 유사한 사건에 대해서도 이 판례가 적용돼서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 특히 본인이 지금 혐오적인 추행 행위를 당했다고 판단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서 봤을 때는 이런 행동들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라는 판례가 나왔기 때문에 다음에 이런 유사한 사건이 나왔을 때 이런 판례를 주목해 봐야겠죠.

◆ 앵커 : 그러니까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이걸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 이걸 재판부가 인정해 줘야 되는 거지 않습니까? 그런데 인정받을 수 있는 범주, 범위를 좀 더 넓혀줬다 이렇게 이해해야 되는 겁니까?

◇ 염건웅 : 맞습니다. 일단은 아까 그 상황으로 다시 되돌려보면 지금 피해 여학생 같은 경우는 당시 놀이터에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고 있던 상태인데 뒤에서 피의자가 소변을 몰래 눴잖아요.

옷과 머리에 소변을 누는 행위. 이런 것들이 왜 몰랐을까라는 그런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거든요, 사실은. 그런데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 이런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나 이런 성추행 같은 행동들은 피해자가 모르게 하는 행동들이 많고요. 또 이런 피해행동들을 즉각 발견하지 못하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뒤의 여러 가지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이런 것들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그런 판례가 됐다는 점이 이번에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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