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안 넣어도 넣은 것처럼"...'불법 개조' 유행 조짐

"요소수 안 넣어도 넣은 것처럼"...'불법 개조' 유행 조짐

2021.11.05. 오후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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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벌어지는 요소수 대란은 디젤 화물차에 달린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와 관련 있습니다.

이 장치가 달린 차들은 요소수가 없으면 운행 자체가 불가능하게 설계돼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요소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요소수 없이도 운행할 수 있게끔 암암리에 저감장치를 불법 개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물차 기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온라인 카페.

'정관수술'을 원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옵니다.

요소수 없이도 화물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불법 개조를 일컫는 은어입니다.

별도 부품을 달거나 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를 조작하는 방식입니다.

[불법개조 업자 : 별도의 모듈을 장착해서 사장님들이 (기능을) 끄실 수도 있고 켜실 수도 있고 하시게끔 그렇게 만들어드려요, 저는.]

실제 불법 개조를 해달라고 하니, 예약이 밀려 며칠 뒤에나 작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불법개조 업자 : 지금 150(만 원)입니다. 150(만 원). 월요일에 (부품이) 들어오면 화요일부터 저희가 연락드리고 (작업할 겁니다.)]

불법 개조를 하면, 요소수가 부족해도 시동을 걸 수 있고 출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은 여과 없이 배출됩니다.

[화물운송업체 대표 : 오염을 줄인 사람들은 (요소수가 없어서) 영업을 못 하게 됐고,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은 이익을 보고.]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천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습니다.

하지만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요소수 가격 때문에 유혹을 느끼는 기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덤프트럭 운전기사 : 내가 할 수 있으면 우리도 했을 수도 있어. 왜 그러냐면. 요소수 관련해서 부품들이, 우리나라 부품이 아니고 다른 나라 부품이다 보니까 비싸 엄청.]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아직 단속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 저희 쪽에서 단속하거나 하진 않고요. 눈에 보이는 어떤 장치를 제어하는 게 아니고… 무형의 데이터를 변경하다 보니까 단속하기에는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부가 단속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확인 가능하다고 반박합니다.

[차량정비업체 관계자 : 이슈(관련 부품)를 만지면 확인이야 가능하죠. 어떻게 풀었느냐에 따라 또 다르긴 한데.]

요소수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도로에는 불법 개조 차량이 활보하고 규정을 지키는 화물차들만 피해를 보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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