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 유흥업소 태워가라, 장 봐와라"...LG전자 임원의 갑질

단독 "불법 유흥업소 태워가라, 장 봐와라"...LG전자 임원의 갑질

2021.11.03. 오전 11:3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LG전자 임원이 집합 금지 기간에 불법 유흥업소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수행 기사에게 장시간 대기까지 시켰던 것으로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임원은 수행 기사에게 장을 봐오게 하고 가족이 코로나 검사를 받게 운전해달라는 등 부당한 지시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철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논현동의 한 유흥업소입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달까진 줄곧 문이 닫혀있던 곳입니다.

하지만 뒤로는 단속을 피해 몰래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상인 : (장사를) 한 20년 정도 했는데, 한 번도 문 열어둔 것을 못 봤어요.]

불법 영업을 하던 이 유흥업소에, LG전자 임원인 A 씨가 수시로 드나들었던 거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최근 들른 건 지난달 18일.

지역의 거래처 관계자들을 데리고 오후 6시부터 밤 9시쯤까지 세 시간가량 해당 유흥업소에 머물렀습니다.

지난 8월엔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유흥업소에서 거래처 관계자와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지난해 5월과 8월 유흥업소 집합금지 때도, A 씨는 서울 강남의 여러 불법 유흥업소를 방문했던 거로 파악됐습니다.

A 씨의 직속 상사인 고위급 임원 B 씨도 몇 차례 동석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C 씨 / 수행기사 : 해당 임원뿐만이 아니라 임원과 연계된 직속상관이라든지 뭐 동료 임원이라든지 뭐 수없이 같이 갔죠.]

수행기사 C 씨는 A 씨가 불법 유흥업소를 드나들 때마다 회사 차로 태워다주며 자주 수행해야 했습니다.

불법 업소에서 술을 마시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는 건 기본이고 A 씨가 여성과 이른바 '2차'라도 가는 날엔 날밤을 꼬박 새워야 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전형적인 갑질 행위로 보이는데 LG는 이와 관련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C 씨 / 수행기사 : 이동하실 때부터 만취 상태다 보니 대기 지침이나 귀가 지침을 주시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꼬박 호텔 앞에서 있었던 그런 경우가 됐죠.]

A 씨의 '사적 지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남양주 자택에 오기 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 들러 개인물건을 챙겨오라고 이른 새벽 지시하는가 하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는 자기 가족들을 태워다주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장을 봐오라고 한 적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C 씨 / 수행기사 : 일과가 다 끝나고 나서, 그것도 12시가 넘은 새벽 시간에 장 보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요구해서 갔던 적도 있죠.]

이에 대해 LG 전자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위반 사항이 있으면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사적 지시나 용역업체를 통하지 않은 직접 지시가 문제 될 수 있지만, 상황이 급할 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종진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노동 조건의 악화로 연결됐다고 하면 이런 걸 종합적으로 볼 때 고용노동부 지침, 가이드라인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죠.]

집합금지 기간 불법 유흥업소 출입에 수행기사에 대한 부당한 사적 지시들까지.

한 임원의 일탈 여부를 넘어 LG전자의 임직원 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