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뉴있저] 처음 입 뗀 '정 실장'..."황 사장 거취 문제 의논 안 해"

단독[뉴있저] 처음 입 뗀 '정 실장'..."황 사장 거취 문제 의논 안 해"

2021.10.29. 오후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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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이른바 '사퇴 압박' 녹취록이 공개된 뒤 연일 진위 공방이 일고 있습니다.

이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 처음으로,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에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양시창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 기자, 어서 오십시오.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녹취록에 등장하는 대화의 두 주인공, 황무성 전 사장과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이 최근 각각 입장문을 냈죠?

갑론을박 모양새인데, 경과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황무성 전 사장이 일부 언론과 국민의힘을 통해, 자신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한 게 지난 24일입니다.

2015년 2월 6일에 녹음됐다는 이 녹취에는 유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는데요.

시장의 명을 받았다는 언급도 있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근인 정진상 전 정책실장으로 추정되는 '정 실장' 발언도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황 전 사장은 이를 근거로,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사퇴 압박 배후를 이 시장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황무성 /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 (사실상 이재명 시장이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이해하고 계신 거죠?) 그렇죠. 눈치 뻔한 거 아녜요? 누가 봐도? 2월이 아니라 그전에도 인사문제가 됐든 조직 문제가 됐든 하면, 내 의사가 반영되는 건 거의 없고 그렇게 진행돼왔죠. (전부 다 이재명 시장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어떻게 파악하고 계세요?) 건건이 이재명 시장이 지시하셨겠어? 유동규가 자기 생각대로 했겠지. 물론 그게 서로 논의가 됐는지는 저는 확인할 방법도 없고.]

하지만 황 전 사장이 당시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사장 재임 중에도 4차례나 재판에 출석했다는 내용,

또, 이후 유죄가 확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최종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퇴 이유가 바로 이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통화 당사자인 유 전 본부장에게 직접 확인하기 위해 유 전 본부장이 사장으로 있는 포천도시공사를 찾았는데요.

아쉽게도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포천도시공사 관계자 : 지금 기자분들이 많이 따라다니니까 저희 포천 도시개발공사 업무를 좀 보는데 지장이 있으셔서 지금 다른 사업소로 가셔서 저희 업무 보고 계시는 상황이세요.]

다만, 유 전 본부장이 내놓은 입장문은 확보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황 전 사장이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도 이를 회사에 알리지 않았다면서, 자신은 우연한 기회에 이 사실을 알게 돼 황 전 사장 본인의 명예를 고려해서 사퇴를 건의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황 전 사장이 자발적으로 사퇴하지 않고 임명권자를 운운해, 정진상 실장과 시장을 거론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황 전 사장도 입장문을 냈는데요.

자신이 사직서는 2015년 2월에 냈고, 1심은 그 이듬해인 2016년 8월에 이뤄져 이 때문에 감사를 받아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떠났다는 것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황 전 사장은 또 일부 언론을 통해 유 전 본부장도 자신이 재판받은 사실은 최근 뉴스를 보고 알았을 것이라며, 유 전 본부장의 이야기를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재임 중 형사사건으로 기소돼 수차례 재판에 출석하고도 시나 회사에 알리지 않은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사퇴 종용 이유를 놓고 이렇게 대화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니, 녹취에 거론된 정 전 실장이 실제 관여했는지도 중요한 대목으로 보입니다.

정 전 실장이 처음으로 뉴있저 제작진에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은 이재명 후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당시 이 지사 옆에서 성남시 각 실·국과 산하기관의 공약 사업을 관여했고요.

지금도 이 후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데요.

정 전 실장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 전 실장은 먼저, 황 전 사장 거취 문제를 누구와도 의논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히면서, 자신이 개입했다는 억측이 무슨 근거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만약 황 전 사장을 강제 퇴임시키려 했다면 유동규 본부장이 사장으로 갔을 테지만, 오히려 성남시는 공무원 중 가장 청렴하고 원칙적인 황호양 국장을 퇴임 후 도시공사 사장으로 임명해, 공사 초기 생길 수 있는 잡음을 막으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유동규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이 물러난 뒤 넉 달 정도 사장 대행을 맡았지만, 황호양 국장이 2대 사장으로 취임해 3년 임기를 다 채웠습니다.

[앵커]
일부 언론에서는 당시 성남시에서 황 전 사장을 찍어내기 위해 감사관실까지 동원했다고도 보도했는데, 이건 확인이 됐나요?

[기자]
네, 녹취록이 공개된 뒤 일부 시민단체에 이어 어제(28일)는 야당인 국민의힘도 이 후보와 정 전 실장 등을 고발했습니다.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와 강요죄 등인데요.

핵심 주장은 이 후보와 정 전 실장이 황 전 사장 사퇴 압박에 관여했다는 겁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감사관실까지 동원해 황 전 사장 찍어내기에 나섰다고도 보도했는데요.

제가 성남시에 확인해보니 시는 황 전 사장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성남시 관계자 : 만약에 예를 들어서 이분이 비위가 있었어요, 그러면 그것에 대해 조사를 할 거 아닙니까? 그러면 그런 자료가 존재할 거예요. 그렇죠? 2015년이면. 그런 자료가 없는 것 같아요.]

이 후보 캠프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의도적인 왜곡을 통해, 황 전 사장 사임 과정에서 감사관실 동원이 있었다고 가짜뉴스를 유포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유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두 사람 사이 논쟁이 있었던 점은 양측 모두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사퇴를 요구한 이유는 엇갈리는 상황이고요.

녹취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 정진상 당시 실장은 본인의 관여 여부를 일축했습니다.

또, 감사관실이 사퇴 압박에 동원됐다는 내용 역시 일단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 수사에서 제대로 밝혀지느냐가, 대장동 의혹 규명의 주요 변수가 될 걸로 보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양 기자 고생했습니다.

YTN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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