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공사현장 약품 누출 사고...원인과 대책은?

신축 공사현장 약품 누출 사고...원인과 대책은?

2021.10.23. 오후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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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이송규 /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신축 공사 현장에서 화재 진압에 쓰이는 약품이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나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어떻게 이번 사고가 일어났는지 전문가 연결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핵심적인 부분부터 여쭤보겠습니다. 화재진압에 쓰이는 약품이 누출됐는데 이게 사실 불이 나야지 밖으로 나오는 약품 아니겠습니까?

[이송규]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이런 사고가 났는지.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이 여러 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일반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는 겁니까?

[이송규]
그렇습니다. 소화기는 지금 불이 났을 경우에 소화기가 작동을 하거든요. 그러나 불이 나지 않는데 소화기가 작동했다는 얘기는 오작동이거든요. 그러면 오작동인 경우는 오래돼서 노후화돼서 오작동을 했는지도 예측할 수가 있고요.

그래서 이런 오작동을 예방하기 위해서 소화기는 사용연한을 10년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작동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이유는 뭐냐 하면 지금 소화기 안에 가스가 있지 않습니까? 이 가스가 밖으로 누출됐을 때 멀리 나가기 위해서 압력이 굉장히 높아요.

그래서 시간이 오래되면, 노후화가 되면 자체적으로 외부에 이미 조그만 힘이 가해져도 그 배관이 파손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위험하고요. 또 다른 경우를 예측해 보면 지금 지하 3층 전산실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실제 용접작업을 했다면 초기에 용적작업에 대해서 불빛을 화재로 알고 소화기가 작동했을 경우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산실이기 때문에 어떤 작업하면서 전선의 스파크나 이런 것들에 의해서 화재로 인식하고 소화기가 작동했을 가능성 몇 가지로 예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금 몇 가지 가능한 상황을 말씀해 주셨습니다마는 어쨌든 이게 불이 났을 경우에 관련 장치가 작동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을 일단 가능성은 열어두고 조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 장치에 어떤 신호가 들어가서 오작동을 했다면 관련 신호가 이 장치에 기록으로 남아 있겠죠?

[이송규]
아마 당연히 남아 있겠습니다. 또 지금 작업현장이 그대로 보존돼 있기 때문에 초기에 어떤 미세한 불빛이 있었는지도 확인이 가능할 거고요. 그런 것들이 조사하면 어느 정도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떤 이유에서 화재로 감지할 만한 잘못된 신호를 받았는지, 혹은 더 나아가서 인위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는 부분이니까요. 아니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기계 설비의 문제라든가 아니면 잘못된 신호가 갔다든가 여러 가지 상황을 상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공사현장이 신축 공사현장이기 때문에 과연 굉장히 노후화된 장비가 여기 들어가 있는지 그 부분도 다시 한 번 따져봐야 될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송규]
특히 신축현장이니까 지금 여러 가지 상황을 예상할 수 있거든요. 지금 초기에 진짜 불이 났을 수도 있습니다. 초기에 어떤 조그만 불빛, 용접 작용이라도 그 소화기가 불로만 인식하면 바로 작동을 해버리거든요. 특히 전산실이기 때문에 여러 선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또 불로 인식해서 작동할 수 있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기는 합니다마는 조사를 하면 구체적으로 조금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밀하게 조사해야 될 것 같고요. 지금 화재 진압에 쓰이는 약품인 소화약제가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이라면 이산화탄소 자체가 인체에 직접적으로 해롭다기보다는 질식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는 거죠. 그 과정을 설명해 주시죠.

[이송규]
지금 아주 중요한 내용이거든요. 지금 우리가 이산화탄소는 인체에 전혀 해가 없습니다. 우리가 음료수를 딸 때도 뻥 하고 소리가 나지 않습니까? 전부 이산화탄소거든요. 일산화탄소는 굉장히 위험하죠. 그런데 이산화탄소는 우리 인체에 해는 없습니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에 이산화탄소가 쌓이게 되거든요. 이산화탄소는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작업현장, 밀폐가 되지 않은 곳에 쌓이게 됩니다. 쌓이게 되면 인체는 해가 없더라도 산소가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을 이산화탄소가 차지하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해서 산소 결핍이 일어날 수 있는 겁니다, 순식간에. 그게 위험한 상황이 되거든요.

[앵커]
그 공간에서 산소의 비중이 적어지면서 질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군요?

[이송규]
그리고 이산화탄소 자체는 위험하지 않은데 작업자들이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한 작업 상황으로 노출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돼 버리거든요. 그래서 안전에 대한 지식이나 이런 것들이 좀 더 돼야 되는데. 다른 언론에서 나온 보도를 보면 이산화탄소가 직접적으로 위험하다라고 나오고 있는데 이산화탄소 자체는 위험하지 않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대로 밀폐된 공간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될 경우에 산소가 부족해져서 질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인데. 그러면 오늘 사고 같은 경우에도 밀폐된 공간 안에 적지 않은 노동자, 인부들이 일하다 보니까 이렇게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이송규]
지금 밀폐된 공간에서 이산화탄소 소화기가 터졌거든요. 그러면 이산화탄소는 무색, 무미, 무취입니다. 전혀 냄새도 없고 색도 없고 전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이 되면 산소 결핍이 되기 때문에 그때 쓰러지거나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통증을 유발시키거든요, 갑자기. 우리 일반 공기 중의 산소 농도가 약 21%가 되거든요.

그러면 이산화탄소가 터지면서 21%가 17% 이하만 되면 우리에게 바로 징후가 나타납니다. 머리가 아프면서 쓰러지거나. 그래서 굉장히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리거든요. 우리가 예를 들어서 어떤 공간에 산소가 순간적으로 없어졌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되지 않습니까? 아무 냄새도 없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고. 그래서 굉장히 아수라장이 된 상황을 예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건설 공사 현장 곳곳이 위험요소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관련된 산업재해라든가 안타까운 인명 희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사고와 같은 화재진압용 약품의 누출, 특히 이산화탄소 누출로 인한 인명피해나 사고도 사실 그동안 끊이지 않았는데요.

제 기억에도 2001년도에 서울 미술관에서 누출된 적이 있었죠? 그리고 2018년도에는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누출돼서 역시 사망자가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마는. 이렇게 몇 년에 한 번씩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분명히 현장에서의 어떤 산업안전을 기하기 위한 기준이나 원칙도 있을 것 같고요.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 같은데 계속 반복되는 원인이 무엇일까요?

[이송규]
제가 오늘 사고를 접하고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게 뭐냐면 오늘 휴일이거든요. 휴일작업에서는 사고가 굉장히 많이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휴일 작업했다는 얘기는 평일에 하지 못한 일을 휴일에 지금 보충하거든요. 그러면 휴일에 작업했던 사람이, 평일에 작업했던 사람이 휴일에 작업에 투입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또 돌아오는 평일에 일해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오늘 휴식을 해야 되는데 휴일에 작업을 보충하게 되면 단순노동자나 숙련도가 떨어지는 사람. 또 오늘 처음 작업장에 나타난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휴일 작업에 대해서는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특히 52명이면 한 작업이 아닙니다. 최소한 한 10개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졌을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휴일에 여러 인원들이 여러 작업들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각 작업별로 소통이 되면서 공유가 되는 이런 안전수칙들이 자세히 점검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이런 절차들이 꼭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런 경우가 또 계속 발생할 수가 있거든요.

[앵커]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저희가 안전불감증이라는 얘기를 매번 합니다마는 더 이상 말하기도 참 민망한 그런 상황입니다.

건설현장에서 이런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될 때마다 저희가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마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좀 더 정밀하게 진단하고 조사해서 이런 일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잘 따져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이송규 (engle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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