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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휴가? 그림의 떡이에요"...특수고용직의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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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백신 맞고 이상이 있으면 휴가를 갈 수 있게 하도록 권고했지만, 그림의 떡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전제품 방문점검이나 택배 배송일을 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입니다.

이런 직종은 따로 백신 휴가 사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비 내리는 궂은 날씨 속 서울 여의도에 가전제품 방문점검 노동자들이 모여 백신 휴가 보장을 촉구합니다.

"차별 없는 백신 휴가 보장하라. 백신 휴가 보장하라."

고객 집마다 방문해 정수기나 냉장고 등을 점검해주는 일을 하는 이들은 본사와 위탁 계약을 맺은 특수고용직 신분.

본사 지시를 받고 일하지만, 계약 형태가 1인 자영업자처럼 돼 있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설정석 / 금속노조 서울지부 :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계약 형태가 다르다고 좀스러운 짓은 그만하고 케어매니저 노동자들의 백신 유급 휴가를 당장 보장해주기를 바랍니다.]

백신 휴가 역시 딴 세상 이야기.

행여 고객이 불만을 제기해 불이익을 받을까 싶어 열이 나거나 몸이 아파도 견딜 뿐입니다.

[김정원 / 가전제품 방문점검 노조 지회장 : '내가 매니저들 백신 접종하는 것까지 신경을 써야 하느냐' 이러면서 (고객이) 고객센터로 전화했고…. 진통제를 먹고 열이 나는데도 방문을 해서 일을 한 경우가, 저희가 취합을 했는데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특수고용직 신분인 택배 기사도 쉬지 못합니다.

배송한 물량만큼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생계를 생각하면 백신 휴가는 엄두도 못 냅니다.

[김문형 / 택배 기사 : 다들 하는 얘기가 자기 생계 때문에 나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백신 맞고 그럴 때는 기본급이라도 주든가 그랬으면 좋겠는 게 제 생각이거든요. 다들 그렇게 말을 하고요.]

무기계약직 신분인 학교 급식 조리사는 백신 공가가 주어지지만, 접종 당일, 그것도 4시간만 쉴 수 있습니다.

접종 직전까지 일하다 땀에 젖은 채로 주사를 맞고는 부작용이 심해 고생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급식 조리사 : 딱 (병원에서) 내려왔는데 신호등 건너는데 막 다리가 꺾이려고 하는 거예요, 갑자기. 그래서 이게 왜 이러나 내가….]

정부가 접종 날을 포함해 이틀까지 휴가를 쓰도록 권고했지만, 강제성이 없다 보니 특수고용직과 무기계약직처럼 마음껏 목소리를 내기 힘든 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루 일당이 걸려 있어 쉬기 어려운 직종에도 유급 휴가를 보장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광훈 / 노무사 : 이게 만약에 제대로 시행이 되려면 입법화되거나, 아니면 행정명령을 내리거나 그런 식으로 운영하지 않는 이상은 힘들지 않을까요.]

또 정부가 나서 유급 휴가 보장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등 사측에도 유인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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