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대리급 퇴직금이 50억?...아버지 곽상도와 무관할까?

[뉴있저] 대리급 퇴직금이 50억?...아버지 곽상도와 무관할까?

2021.09.27. 오후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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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를 퇴직하면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양시창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어서 오십시오.

곽상도 의원 아들, 병채 씨가 퇴직하면서 50억 원을 받았다는 건 당사자도 직접 인정한 내용인데요.

근무 경력이나 직책 등을 봤을 때, 수긍하기 힘든 여러 의문과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기자]
곽 의원 아들 병채 씨는 논란이 일자, 아버지 SNS 계정을 통해 나름의 해명을 내놓았는데요.

곽 씨가 주장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보면,

먼저, 2015년 6월에 입사해 올 3월에 퇴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근속 기간이 최대 5년 9개월 정도인 건데요.

직급은 대리였죠.

화천대유로에서 받은 급여가 매달 233만 원에서 383만 원 정도인데요.

근속연수를 6년으로 하고, 마지막 3개월 급여 총액 등을 넣어서 일반적인 퇴직금을 계산해보면,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가 나오거든요.

50억 원은 일반 2030 세대가 같은 조건에서 받는 퇴직금의 200배 수준의, 그야말로 엄청난 액수죠.

실제로, 수십 년 한 직장에서 일한 대기업 CEO의 퇴직금보다도 더 큰 액수입니다.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인 건 분명합니다.

[앵커]
자, 그렇다면, 50억 원의 돈의 성격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 경찰에 출석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도 이에 대한 해명을 내놨죠?

[기자]
김 씨는 오늘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곽 씨의 퇴직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 먼저 들어보시죠.

[김만배 / 화천대유 대주주 : 여러 가지 의혹과 억측이 있는데 저희는 기본이 퇴직금이 5억 원 정도로 책정돼 있는데요. 회사가 계속 성과가 있으니까, 각 분야에서 성과 있는 분들에 대해서 이사회나 임원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는데…. (50억 원은 너무 큰 것 아닌가, 라는 의혹이 있는데….) 개인적인 프라이버시가 관련된 거라 말씀드리기 곤란한데 산업재해를 입었어요. 그분이. 산재를 입어서, 그분이 대답하지 않는 한 제가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김 씨가 언급한 건 두 가지입니다.

우선 화천대유는 기본 퇴직금이 5억 원으로 책정돼 있다는 것, 이어 곽 씨가 산업재해를 입었다는 부분인데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퇴직금이 5억 원으로 책정됐다는 부분은 곽 씨의 SNS 해명에도 등장합니다.

곽 씨는 같은 5억 원에 대해 김 씨와 달리 성과급이란 단어를 썼는데요.

곽 씨는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 원의 성과급 계약을 맺었다가 퇴사 직전 50억 원을 받는 것으로 계약이 바뀌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천징수 뒤 실제 받은 돈은 28억 원이라고도 덧붙였고요.

하지만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나온 내용을 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화천대유의 퇴직금 지급 총액은 2억5천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가장 많이 준 퇴직금이 지난해 지급한 1억2천9백여만 원입니다.

앞서 대주주 김 씨의 설명을 100% 믿는다 해도, 지난해까지 1억3천만 원 정도를 주다가 올해 갑자기 5억 원으로 높였다는 점도 석연치 않고요.

무엇보다, 실제 5억 원 이상 퇴직금을 받은 사례는 곽 씨밖에 없다는 점, 감사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나와 있지 않다는 점도 수상한 대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본 금액 5억 원도 수상한데, 50억 원은 그보다도 훨씬 큰 금액이고요, 나머지 45억 원을 다 산재위로금이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그 부분도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죠.

곽 씨가 직접 밝힌 산업재해 내용은 이명과 어지러움 증상입니다.

많은 보상이 이뤄지는 중상해로 분류되지는 않는 증상입니다.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경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어지러움이 있는 이석증과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증은 치료하면 금세 낫는, 그러니까 장기간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질병이라고 지적합니다.

수십억 원의 위로금을 지급할 만큼의 산업재해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알려진 것처럼,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더라도 3억 원에서 많게는 5억 원 정도까지 지급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산재위로금을 가장한, 다른 목적의 돈이 아니냐, 하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자, 성과급 문제도 짚어보죠.

워낙 회사의 성과가 좋았으니 성과급 명목으로 돈이 지급됐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성과급 문제를 따지려면 실제 곽 씨가 회사에 이익을 얼마나 남겼고, 역할이 뭐였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화천대유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이익이 발생하는 회사입니다.

하나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출자한 회사로서, 투자한 돈에 따른 배당, 다른 하나는, 자산관리를 해준 대가로 받는 용역 수수료입니다.

화천대유 1호 사원이던 곽 씨의 직책은 이 자산관리 업무였습니다.

이에 따른 수수료는 대장동 개발사업 컨소시엄 회사인 성남의뜰이 지급하는데요.

성남의뜰로부터 받는 용역 수수료는 사실상 임금과 유지비로 대부분 지출되기 때문에, 회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것과 관련된 성과급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받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곽 씨가 SNS에 남긴 해명 중, 유독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사업지 내 문화재가 발견됐지만, '구간을 분리해 추진하도록 해 공사지연 사유를 제거했다'는 부분인데요.

곽 씨 혼자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 변호사의 설명을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윤우 / 변호사 : 문화재청 일을 본인이 해결한다? 해결 방안을 구간을 분리함으로써 해결 방안을 자기가 찾았다? 그거는 그쪽 개발업계에서 처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몇 번 해본 사람 아니면 쉽지 않고, 그 해결 방안으로 구간을 분리한다는 것도 개발업에 처음 가서 처음 맞닥뜨린 사람 머리에서 나오는 건 아니에요. 도저히 본인이 한 일이라고 믿어지기 어려울 정도의 내용이다. (마침 곽상도 의원이 당시 상임위에 있었기도 했거든요. 연관성이 의심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의심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죠. 왜냐면 곽병채 씨 혼자 한 일을 50억 원을 쳐줬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앵커]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군요.

양 기자 고생했습니다.

YTN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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