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부터 김밥 장사해 모은 전재산 기부한 박춘자 할머니 'LG의인상'

박춘자 할머니 / 사진 출처 = LG 복지재단

LG 복지재단은 김밥 장사를 해 평생 모은 재산을 기부하고 수십 년간 장애인을 위해 봉사해온 박춘자(92) 할머니에게 'LG 의인상'을 수여 했다고 14일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열 살 무렵부터 50여 년간 매일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들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 6억 3천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박 할머니는 3억 3천만 원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3억 원은 장애인 거주 시설인 성남 작은예수의집 건립금으로 쾌척했다.

박 할머니는 마흔 살 무렵부터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도 해왔다. 60대에 김밥 장사를 그만둔 후에는 지적장애인 11명을 집으로 데려와 20여 년간 친자식처럼 돌봤다.

올해 5월부터는 거주하던 월셋집 보증금 중 일부인 2천만 원마저 기부한 뒤 한 복지시설로 거처를 옮겼다.

박 할머니는 사망 후 남을 재산마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녹화 유언도 남겼다.

박 할머니는 "남을 도울 때 가장 즐겁고 장애인들을 도울 땐 있던 걱정도 싹 사라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LG 복지재단은 박 할머니 외에도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 최복동(58) 소방위, 각각 익사 위기에 처한 이웃의 생명을 구한 김현필(55) 경위, 이한나(36) 씨, 정영화(31) 소방교도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최복동 소방위 / 사진 출처 = LG 복지재단

전남 담양소방서 최복동 소방위는 주로 농촌 지역에 근무하면서 노인과 조손 가정,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자주 접해 그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이에 최 소방위는 2006년부터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매년 수익금 600~700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왔다. 기부금은 어느덧 1억 원을 넘어섰다.

최 소방위는 "직접 땀 흘려 노력한 대가를 기부할 수 있어 더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폐품을 모아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필 경위 / 사진 출처 = LG 복지재단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김현필 경위는 지난달 8일 야간 근무를 하던 중 3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실종자의 휴대전화 GPS에 마지막으로 잡힌 곳으로 출동했다.

김 경위는 어둠 속에서 비명을 듣자마자 구명환을 끼고 10m 높이 다리에서 물에 뛰어들어 30대 남성을 구조했다.

그는 "다리 밑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물 속으로 뛰어들기에 두려움이 컸지만 곧 서른 살이 되는 아들이 떠올라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이한나 씨 / 사진 출처 = LG 복지재단

이한나 씨는 지난달 4일 오후 6시쯤 두 자녀와 함께 전남 완도군 보길도 중리해수욕장을 찾았다. 이날 바닷물이 썰물로 바뀌면서 다른 어린이 두 명이 조류에 떠밀려가는 것을 목격한 이 씨는 50m를 헤엄쳐 탈진한 초등생 형제를 구조했다.

인명구조 자격증 보유자이자 어린이 수영강사로 일하는 이 씨는 "수심이 깊어 내심 긴장했지만 엄마의 마음으로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영화 소방교 / 사진 출처 = LG 복지재단

대구 동부소방서 정영화 소방교는 지난달 2일 경북 포항 흥환해수욕장에서 휴가를 보내다 엎드린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남성 한 명을 목격했다.

정 소방교는 망설임 없이 바다에 뛰어들어 그를 끌어냈으나 남성은 심정지 상태였다. 정 소방교는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10여 분간 119 종합상황실 요원과 통화하면서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물에 빠졌던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될 때 스스로 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고 이후 나흘 만에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62명이다.

YTN digital 문지영 (moon@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