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르고 갈라지고"...폭염·가뭄에 속 타는 농민들

"메마르고 갈라지고"...폭염·가뭄에 속 타는 농민들

2021.08.06. 오후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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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짧은 마른장마 뒤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에 가뭄까지 덮치면서 저수지는 마르고, 논밭은 갈라지는 등 농가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물이 생명인 벼농사는 올해 추수를 걱정해야 할 정도입니다.

김우준 기자가 현장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기자]
이곳은 폭염 경보가 내려진 경기도 화성시 문호리입니다.

오후 3시 더위가 한풀 꺾인 시각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현재 온도는 33도를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작물도 성할 리가 없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밭인데, 마치 누가 위에서 잡아당긴 것처럼 제대로 서 있는 농작물 하나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물이 덜 필요한 밭이었기 때문에 피해가 덜한 건데, 물이 생명이 논은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평소 같았으면, 논 위에 항상 물이 있어야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마지 지진이 난 것처럼 곳곳이 벌어져 있습니다.

이 벌어진 틈 사이로 한번 손을 넣어보면, 땅 안쪽까지 메마른 흙이 만져질 정도로 말랐습니다.

이 땅 상황이 이러다 보니 그 위에서 자라는 벼도 성할 리가 없습니다.

끝 부분을 보면, 이미 누렇게 타버린 상황이고, 아래쪽 뿌리 부분은 비쩍 말라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최동선 / 경기도 화성시 문호리 : 어휴 말도 못하죠. 밭도 말라 죽어요. 지금 고추고 뭐고 다 말라 죽어요. 논도 저기 위에 올라가 보셔요. 논도 다 말라 있지.]

유달리 짧은 장마 뒤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에 이곳 마을은 지하수까지 말라버렸는데요.

한 줄기 희망이었던 저수지마저 이미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깊이 2m에 길이 1km가 넘는 저수지였지만,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땅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입니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저수지 피해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인천시 강화군에 있는 국화저수지.

물감을 풀어놓은 듯 물이 온통 초록빛입니다.

올라간 기온에 녹조가 확산한 건데, 높은 수온을 이기지 못하고 죽은 채 떠오른 물고기도 심상찮게 보입니다.

충남 서산시에 있는 옥석 저수지에서는 갑자기 올라간 수온에 물고기 2천 5백여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최승준 / 인천시 강화군 고천3리 : 바람 따라서 냄새 심하게 나기도 하고 (녹색이) 짙어서 눈으로 보면 바로 알죠. 풀 썩는 냄새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한 달째 이어지는 강렬한 땡볕에 가뭄까지 덮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는 농가 피해.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진 논처럼 농민들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YTN 김우준입니다.


YTN 김우준 (kimwj022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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