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직원이 스토커에게 집 주소 알려줘" 호소

"보건소 직원이 스토커에게 집 주소 알려줘" 호소

2021.07.13. 오전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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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직원이 스토커에게 집 주소 알려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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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천 ○○보건소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보건소 직원이 스토커에게 집 주소를 알려줘 공포에 떨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청원인은 "스토커가 2018년부터 '만나주지 않으면 저의 가족을 차로 치겠다' '저를 차로 쳐서 못 움직이면 자신이 간호해 주고 싶다'는 협박을 해왔다"면서 "일터까지 찾아오고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진 상태에서도 저를 찾아다니고 연락을 해온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난 4월 15일 스토커에게서 안전하게 피신하고자 혼자 가족들과 떨어져 이사했는데 당일 오후 인천 ○○보건소 직원이 스토커에게 제집 주소를 알려줘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인천 ○○보건소 직원 A 씨가 자신에게 "코로나19 접촉자로 분류됐으니 자가격리 주소지를 알려달라"고 연락을 해와 이사 온 집 주소를 알려줬는데 불과 몇 분 뒤 스토커로부터 새집 주소와 함께 '보건소에서 알려줬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보건소 직원 A 씨에게 집 주소를 누군가에게 알려줬냐고 물었지만, 처음에는 발뺌했다가 재차 묻자 그제야 죄송하다며 잘못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두려운 마음에 보건소 홈페이지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고 이후 보건소 직원에게 전화를 받았다. 보건소 직원은 "죄송하다"면서 "이사를 다시 하시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가족인지 아닌지 확인도 안 하고 알려줄 수 있느냐고 따졌지만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후 자포자기하고 3개월을 집 안에 틀어박혀 공포에 떨었다가 최근 보건소의 전화를 받고 다시 분통을 터트려야만 했다. 보건소는 스토커가 가족이라고 하기에 가족인 줄 알았다고 변명하며 "이사는 언제 가시냐"고 물었다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원인은 보건소 직원에게 이사 비용을 지원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또한 청원인의 어머니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항의하자 "스토커에게 소송하라"면서 "법대로 해라 강경 대응을 하겠다"면서 오히려 짜증을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무원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신원 확인도 없이 ‘가족’이라는 말 한마디에 발설해도 되느냐"며 "인천 OO 보건소는 나 몰라라 하고 스토커의 연락을 받은 제 잘못이라고 오히려 저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많은 사람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이 역경을 혼자 헤쳐나가기엔 너무나도 버겁다. 도와달라"고 호소하며 글을 마쳤다.

한편, 인천 ○○구청은 "스토커가 청원인의 개인정보를 언급하며 주소를 알려달라고 해 직원이 의심 없이 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인천 경찰은 청원인이 올린 민원 내용을 전달받고 사실관계 등을 파악하는 등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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