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던 서울대 학생처장 결국 사의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던 서울대 학생처장 결국 사의

2021.07.12. 오후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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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던 서울대 학생처장 결국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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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교 서울대학교 학생처장이 숨진 청소노동자 유가족과 서울대 구성원에게 사과하고 학생처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처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구 처장은 “지난 6월 26일 유명을 달리하신 이OO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면서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서 “고인께서는 살아있는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를 재차 일깨워주고 가셨다”면서 “노동 환경을 둘러싼 뿌리 깊은 학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학교는 물론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절실한 노력을 했는지 반성해본다”라고 적었다.

이어서 노조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의식한 듯 “절실함의 부재는 외부 정치 세력이 우리 학내 문제에 개입하고 간섭할 수 있는 빌미를 주고 말았다”면서 “이들이 던진 강자와 약자,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 그리고 흑백 진영논리에 부지불식간 포획되어 우리는 더욱 표류해 왔다"라고 썼다.

구 처장은 “이들의 거친 말에 저도 거친 말로 대응했다”며 이로 인해 또 다른 갈등의 골이 생겨 자신은 그 책임을 지고 학생처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물러남과 함께 외부에 계신 분들도 한발 같이 뒤로 물러나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서 “조만간 이루어질 서울대학교의 공정한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제도 개선을 이루는 데 모두의 노력을 모아주시기를 호소한다”면서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9일 구 처장은 최근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 노동자 이 모 씨에 대해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구 처장은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부분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며 “당연히 유족이나 다른 청소 노동자를 두고 한 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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