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기 울리고 20분 뒤에야 대피방송"...쿠팡 "발화 확인하느라"

"경보기 울리고 20분 뒤에야 대피방송"...쿠팡 "발화 확인하느라"

2021.06.19. 오전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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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직원 "새벽 5시 10분 전후 경보기 울려"
"대피 지시 따로 없었고, 직원들 제 할 일 계속"
"평소 경보음 잦아…이번에도 오작동인 줄 알아"
"쿠팡물류센터 안전불감증 만연"…지적 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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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쿠팡 물류센터 화재 초기 경보기가 울렸는데도 대피 방송은 20분 뒤에야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평소에도 오작동이 잦아 직원들 모두 그대로 일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쿠팡 측은 발화 지점을 확인하느라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물품들이 가득 쌓인 선반 위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이윽고 불이 붙습니다.

물류센터를 집어삼킨 불길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관계자들 : (아까 시간이 새벽 5시 13분에서 불이 보이는 게….) 5시 15분에 불이 붙었네요.]

비슷한 시각 1층에서 일하던 한 직원은 이때 화재경보기가 울렸다고 말했습니다.

1층에만 백여 명이 있었는데 다 같이 경보음을 들었다는 겁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직원 : 새벽 5시 10분 정도…. (정확하진 않지만 5시 10분 전후였다는 말씀이시죠?) 네네.]

하지만 대피 지시나 안내 방송은 없었고, 직원들도 제 할 일을 계속했습니다.

평소에도 경보음이 잦았는데 그럴 때마다 대피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번에도 으레 오작동으로 여겼다는 게 직원들 얘기입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직원 : 화재경보가 원래 그전부터 자주 울렸어요. 평소에도 많이 울려서 저희도 그냥 평소처럼 일하고….]

대피방송이 나온 건 그로부터 20분이 흐른 뒤였습니다.

새벽 5시 36분, 쿠팡 측의 화재신고도 이때 소방에 접수됐습니다.

경보기가 울린 뒤 한참 동안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셈입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경보음이 울린 이후 대피 방송을 하기까지 시차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화재 감시자가 발화지점을 실제로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전에도 경보기가 작동할 때마다 대피 조치가 없었느냐는 물음에는 경위 파악을 더 해보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이번 화재 발생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 물류센터 대부분에서 평소 경보기가 울려도 대피 지시가 없고 안전불감증이 만연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뒤 쿠팡 측의 초동 대처와 안전관리가 적절했는지 조사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임성호[seongh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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