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초등학교 옆 공사장 4곳..."소음·진동에 노이로제 지경"

[제보는Y] 초등학교 옆 공사장 4곳..."소음·진동에 노이로제 지경"

2021.06.15. 오전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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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옆에서 대규모 건설 공사가 무려 4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학생과 교사들은 엄청난 소음과 진동, 먼지 때문에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어려울 뿐 아니라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제보는 Y', 황보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한강로3가에 있는 한 초등학교입니다.

학교 담장을 사이에 두고 굴착기를 동원한 건설 공사가 한창입니다.

소음이 엄청납니다.

이 학교 인근의 공사장은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반경 100m 안에서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건설 등 대규모 공사가 네 군데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불과 2m 떨어진 용산철도병원 철거 공사 피해가 가장 심각합니다.

[서울 용산구 A 초등학교 학생 : 엄청 시끄러워요. 시끄러워서 선생님 말씀이 안 들려요.]

[서울 용산구 A 초등학교 교사 : 정말 때려 부수는 소리가 나요. 쾅쾅 이런 소리가 나고. (수업 중에도요?) 네.]

교실 바닥을 울리는 진동도 문제입니다.

매일 지진이 난 거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서울 용산구 A 초등학교 학생 : 초등학교에서 발이 뭔가 떨렸어요. (교실에서?) 네.]

[서울 용산구 A 초등학교 학부모 : 물어봤더니 '엄마 지진 난 것처럼 흔들려'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코로나19로 환기가 중요한 데, 공사장 먼지 때문에 창문 열기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 용산구 A 초등학교 선생님 : 먼지가 너무 많이 쌓여서 창문을 열어놓을 수가 없다….]

[서울 용산구 A 초등학교 학부모 : 천식이 있어요, 아이가.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해요 지금.]

철도병원부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학교 안에 소음과 진동 측정기를 설치해 매일 기준치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 저희가 학교에 충분히 협의해서 기준치 안에서 공사는 해왔어요.]

실제로 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을 보면 당일 최대 소음과 진동 모두 기준치 이하입니다.

하지만 여기엔 허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 지적입니다.

[박영 환 / 소음진동기술사 : (65dB 이하는) 실외에서 쟀을 때 기준이고, 실내에서 64dB(데시벨) 정도 나왔으면 굉장히 시끄러운 소리 수준입니다. (진동은) 건물에 대한 피해 여부를 잰 거고, '인체에 유해하다, 무해하다'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또, 공사 기간이 3년 정도라 소음과 진동, 먼지가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곽경민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제일 문제가 되는 거는 소음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정신 건강, 불쾌감(에 영향을 주고), 학업능률이 좀 떨어지겠죠.]

공사 현장과 학교가 워낙 붙어 있어서 안전사고도 걱정입니다.

지난 10일엔 돌멩이가 날아와 등교하던 학생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A 초등학교 학부모 : 오늘 아침에도 돌무더기가 나왔대요. 나와서 아이들을 쳤대요.]

교육청 건설 현장과 학교가 붙어 있어도 외부 공사장에 대한 제재는 자신들 권한 밖이라는 입장입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 학교 경계 밖에서 이뤄지는 공사는 저희하고 상관이 없어서….]

허가를 내준 구청 역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 건축법상으로는 학교 인근 공사장에 대한 규정을 따로 정하는 건 없고요, 소음이나 이런 것들이 기준치 내에 관리가 되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미세먼지 방진망이라도 제대로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예산 문제로 지지부진합니다.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는데, 학생과 교사들이 겪는 고통이 언제쯤 해결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YTN 황보혜경[bohk101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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