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상사 괴롭힘에 목숨까지"...선두 기업 '갑질' 논란 확산

[뉴있저] "상사 괴롭힘에 목숨까지"...선두 기업 '갑질' 논란 확산

2021.06.08. 오후 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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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양시창 기자

[앵커]
네이버의 40대 중간 관리자가 상관의 괴롭힘을 견디다 결국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상 규명 목소리가 높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이, 경영진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네이버뿐 아니라 SPC까지, 기업의 내부 '갑질' 논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양시창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이버 직원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업무도 그렇지만, 이른바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는 주장이 있어요?

[기자]
회의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공개 면박을 주거나, 팀원의 이직이나 퇴사 책임을 고인에게 돌리고, 업무 영역과 다른 지시를 내리는 등 사례가 한두 건이 아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한미나 / 네이버 노조 사무장 : 고인은 평소에도 임원 A로부터 무리한 업무 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고인을 건너뛰고 팀원에게 직접적인 업무 지시를 하는 등 고통을 당해왔습니다.]

[앵커]
상관의 이른바 '갑질'에 시달렸다는 주장인데, 노조는 이해진 창업자와 한성숙 대표 등 네이버 최고 경영진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네이버 임원 조직을 보면, 이해진 창업자와 한성숙 대표를 제외하고 4명의 '책임자급' 경영진이 있는데요.

노조는 B 씨가 이들 4명의 경영진 중에서도 가장 권력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이해진 창업자와 한성숙 대표가 참여한 화상회의에서 A 씨에 대한 직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회사가 꿈쩍도 하지 않은 이유가 막강한 B 씨가 A 씨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 이유입니다.

회사는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오히려 A 씨를 승진시키면서 직원들에게 절망감을 안겼다고 설명합니다.

소수가 권한을 독점하는 회사 시스템이 비극을 낳은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오세윤 /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 지회장 : 견제되지 않는 권한, 독점된 권한이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회사의 경영진들, 소수의 경영진이 권한을 독점하고 있어요. 그분들이 데려온 인사에 대해서는 당연히 계속 보호가 되는 측면이 있고요. 그 가진 권한을 바로 밑에 조직장에게 부여하거든요. 고인이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것도 가해자인 분이 평가권을 가지고 있는데 그 평가에 따라서 이 분의 연봉 인상, 인센티브 이런 게 결정되고, 스톡옵션 저희 또 있는데, 추가 스톡옵션 이런 게 있어요. 잘하면 주는. 이런 걸 회수하는 권한도 갖고 있거든요. 당연히 보직 이런 걸 다 가지고 있으니까 그걸 통해서 사람을 소위 갑질, 괴롭힘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거죠.]

[앵커]
노조가 더 정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가해자로 지목된 A 씨와 고인이 주고받은 사내 메신저 내용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회사가 거부했다고요?

회사 입장도 궁금한데요.

[기자]
고인이 사망한 뒤 네이버는 앞서 말씀드린 임원 A 씨와 경영진 B 씨를 포함해 4명의 직무를 정지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리스크 관리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에 나선 상황입니다.

위원회는 지난 2일부터 조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조가 요구한 A 씨의 사내 메신저 내용 등은 개인정보라며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지금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리스크 관리위원회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진규 / 네이버 PR 실장 : 리스크 관리위원회 쪽에서 진행하는 조사가 있거든요. 전 과정에 대해서도 노사협의회랑 투명하게 공유할 거고, 회사는 그 조사 결과에 따른 결정을 기다릴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리스크 관리위원회는 앞서 다른 건으로 구성된 적이 있지만, 진상 규명을 못 했다면서,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고요.

결국, 정부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번 사안이 어떻게 정리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조금 내용은 다르지만, 제빵업계 큰손인 SPC는 노조 탄압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내용도 전해주시죠.

[기자]
SPC는 파리바게트로 더 잘 알려진 기업이죠.

SPC가 민주노총 소속인 파리바게트 노조를 해체하려 한다는 주장을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습니다.

회사 관리자들로 구성된 다른 노조가 승진 등을 거론하며 노조원들의 탈퇴를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임종린 /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파리바게트 지회장 :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진급을 시켜주겠다, 이거는 가장 기본적인 거고, 민주노총 소속이면 점포를 차릴 때 지원금이 나오지 않는다, 매장에 찾아가서 탈퇴서를 쓸 때까지 옆에 서 있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탈퇴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변변한 화장실도 갖춰지지 않은 가맹점이 많다며, 회사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노조원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것도 과하다고 주장합니다.

[최유경 / 파리바게트 노조 수석부위원장 : 그동안 다른 관리자들이 근무 조작이라든지 성추행 사건도 있었고, 그럴 때마다 감봉 1~2개월에 그쳤거든요. 근데 저는 제가 겪은 일을 솔직하게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분들보다 너무 큰 징계를 받아서….]

이에 대해 SPC 측은 노조 탈퇴 압박은 회사는 전혀 모르는 일로, 노조 간 경쟁을 회사 측 책임으로 돌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고요.

또, 정직 3개월 징계는 인터뷰 내용이 대부분 허위로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 정도가 무겁고, 회사 사무실에 노조원들이 들이닥쳐 소란행위를 벌여 업무를 방해한 혐의까지 함께 징계 사안으로 다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소란행위란 것도 노조 탈퇴 압박을 항의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회사 측은 노조 탈퇴 압박에 대한 중재 요청도 줄곧 외면하고 있다고 재반박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양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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