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나랑 놀지"...피해자 성희롱한 공군 군사경찰

여군 숙소에 무단침입해 불법 촬영한 사건을 수사 중인 군사경찰이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들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군 성폭력 상담소는 오늘(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월 중순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계장이 피해자들에게 가해자가 불쌍하다고 옹호하는 발언을 공공연히 하고, 피해자가 추가 피해 사실을 밝히면 가해자를 죽으려는 거냐고 협박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상담소 측은 수사계장인 준위가 피해자들에게 차라리 자신과 놀지 그랬냐는 등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폭로도 공개했습니다.

또 피해자들이 여군 숙소 내 몰래카메라 탐지를 요구했지만 묵살됐고, 이후 군 성폭력 상담소가 이 사건을 폭로한 뒤 사회적 이목이 쏠리자 마지못해 피해자들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가해 부사관 A 씨가 자행한 불법 촬영 피해자들 가운데에는 여군뿐 아니라 민간인 여성 두세 명 이상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불법촬영된 사실조차도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담소 측은 더 이상 공군의 수사를 믿을 수 없는 피해자들이 기본적인 성인지 감수성조차 없는 수사관을 믿고 진술하기 어렵다며 해당 사건 수사를 공군 중앙수사대가 아닌 국방부조사본부에서 진행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엄윤주 [eomyj1012@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