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밟고, 토할 때까지 먹이고"...'어린이집 상습학대' 수사 착수

[앵커]
서울 은평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원생들을 상습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해당 교사가 아이들이 토할 때까지 음식을 억지로 먹이고 발로 밟기까지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황보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원생 110여 명을 받을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입니다.

지난 11일, "선생님에게 맞았다"는 아이의 말을 들은 부모가 어린이집을 찾아 CCTV 영상을 확인하면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4세 반 원생 14명을 담당하는 보육교사 김 모 씨가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나온 겁니다.

[피해 아동 학부모 A : 벽하고 교구장 사이에 일부러 넣어버리고 눌러서 짓이겨 버려요, 손을. (아이가) 경기를 해요 너무 아파서.]

CCTV 두 달 치 영상 일부를 확인한 결과, 김 씨가 발로 아이를 밟거나, 머리채를 잡아 흔드는 등 신체적 학대 행위는 물론, 아이가 싫어하는 곤충 모양 장난감을 옷 속에 넣어 울리는 등 정서적 학대 행위도 발견됐습니다.

또, 김 씨가 아이들이 토할 때까지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피해 아동 학부모 B : CCTV를 보니까 본인(가해 교사)이 요플레를 계속 먹여요. 토를 해요. (억지로 먹이니까요?) 네. 토하는 와중에도 쭉쭉 짜요, 입에다가.]

같은 반에서 근무하던 또 다른 보육교사는 김 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하고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원장은 어린이집 평가 기간이니 신고를 미뤄달라며 책임을 피하기 급급했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입니다.

[피해 아동 학부모 A : 원장선생님이 저희 이제 평가 기간이어서 이 평가 기간 지날 때까지만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그런 말씀을]

어린이집 원장은 결국, 교사들이 아이들을 학대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지난 17일 자진해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 씨 등 4세 반 담당 보육교사 2명은 권고사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원장은 교사들의 학대행위를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구체적인 학대 내용을 파악한 뒤 13살 미만 아동학대 수사를 전담하는 서울경찰청 아동특별수사팀에 사건을 넘기기로 했습니다.

YTN 황보혜경[bohk1013@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