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전 얼굴도 기억 안 나는 5·18 인연 찾는다" 신문광고 화제

"41년 전 얼굴도 기억 안 나는 5·18 인연 찾는다" 신문광고 화제

2021.05.19. 오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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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전 얼굴도 기억 안 나는 5·18 인연 찾는다" 신문광고 화제
한겨레신문 생활광고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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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이었던 18일, 한 일간지 생활 광고면에 실린 ‘한 남자의 안부를 묻고, 찾는다’는 광고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겨레 신문 생활 광고면에 광고를 낸 이는 “1980년 5월 16~17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전국대학 총학생회장단 회의에 참석 중이었는데 18일 자정부터 전국으로 확대된 계엄령이 발표되기 약 4시간 전에 만났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광고를 낸 이는 자신이 찾는 남성이 '공수부대의 체포를 피해 밤 11시 30분까지 이화여대 교정 내 어느 건물(현재 수영장이 설치된)의 지하보일러실 귀퉁이에 갇혀 지독한 공포에 시달리다 5월 18일 0시 직전에 천운으로 탈출한 경험을 공유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글쓴이는 “그날로부터 41년째인 오늘 2021년 5월 18일, 우리 둘은 60대 중반 중노인이 되었는데 난 아직도 그대의 이름, 출신 대학도 모르고 심지어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다만 키가 약 175~180㎝ 정도이고 마른 체형이었던 것만 떠오른다”고 회상했다.

이어서 “당신이 이 글을 보시면 우리가 마지막으로 헤어진 신촌역 앞 광장에서 나는 90도 우측으로 꺾어 도주했는데 당신은 어느 방향으로 튀었는지를 적시하여 메일을 보내 달라”고 적었다.

이 생활 광고는 18일, 트위터에 올라와 2만 5천 건 이상 리트윗되고 9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트위터뿐만 아니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사연이 퍼져 "꼭 옛 동지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서로 연대하여 이뤄낸 민주주의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며 “광고를 보고 찾는 사람을 만난다면 꼭 후기를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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