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작업을 통제하고 지시할 안전 관리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화면으로 보겠습니다.
지난달 22일 오후, 여느 때와 다름없었던 평택항입니다.
노동자들이 컨테이너 사이를 오가며 작업이 한창입니다.
어두운 색깔 옷을 입은 고 이선호 씨도 보입니다.
멀리서 보기에도 보호 장비 하나 없는 맨몸입니다.
작업을 시작한 지 16분쯤 흘렀을 때, 지게차 한 대가 컨테이너로 다가가 한쪽 날개를 덮는 순간, 반대쪽 날개가 접히면서 이 씨를 그대로 덮칩니다.
동료 작업자들이 달려가 쇳덩이를 들어보지만, 꿈쩍하지 않습니다.
컨테이너 날개 무게만 300kg, 급히 지게차로 들어 올리고 10여 분 만에 119도 도착했지만, 이 씨는 숨진 뒤였습니다.
현장에서는 컨테이너 고정핀을 빼기 전에 청소해야 한다는 작업 절차가 무시됐습니다.
기본적인 안전 장비가 지급되지 않았고 현장을 통제하는 관리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재훈 / 故 이선호 씨 아버지 (지난 10일) : 근본적인 원인은 원청에서 인건비 아껴보겠다고 법으로 정한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지게차 B가 했든 C가 했든, 청소를 했든 그건 부수적인 이야기죠.]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관할 해양수산청이 사고 원인으로 바람을 지목해서 논란입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어제 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노 의원은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이 바람으로 철판이 넘어졌다고 주장한다면서 한숨이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늘로 고 이선호 씨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20일이 흘렀습니다.
유가족들은 작업을 지시한 사람과 원청의 진심 어린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면서 아들을 놓아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영수 [yskim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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