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이건희 컬렉션' 일부 기증?...'물납제' 불씨 여전

[앵커리포트] '이건희 컬렉션' 일부 기증?...'물납제' 불씨 여전

2021.04.14. 오후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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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309호 달항아리, 국보 219호 청화백자매죽문호.

조선을 대표하는 국보급 백자들이죠.

고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수집한 국보의 일부입니다.

고 이건희 회장이 수집해 온 국보와 보물, 세계적 거장의 작품은 총 만 3천여 점에 달합니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이 주목받는 이유는 상속세 때문입니다.

전체 상속세만 13조 원대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가는 이달 말까지 상속세를 신고하고 납부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요, 금액이 큰 만큼 유족들이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나눠 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분할 납부하게 된다면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을 먼저 납부하고 나머지를 연 1.8%의 이자율로 5년간 내게 되는데요, 이 경우에도 연간 약 2조 원을 내야 하겠죠.

이 때문에 상속세 대신 고가의 미술품이나 문화재 등을 납부하는 이른바 '물납제'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현행법은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국한해 세금 대납을 허용하고 있는데 감정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서 그 대상을 문화제와 미술품까지 확대하자는 주장인데요, 미술계는 오래 전부터 물납제를 줄기차게 요구해왔습니다.

국보를 해외로 반출하지 않고 국내 박물관 등에 전시함으로서 얻는 이익이 크고 미술품 거래도 활성화된다는 주장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광수 /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 문화적 가치가 산업의 큰 베이스가 되고 있어요. 그것을 가장 적합하게 활용할 수 있고 국가에서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조세 물납제입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술품이나 문화재의 경우 가치평가가 힘들어 기준 시가를 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이와 함께 세금 회피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어서 들어보시죠.

[박상인 / 경실련 재벌개혁본부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예술작품을 통해서 편법적인 탈세, 세습에 악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된다. 이것은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일본이나 프랑스, 영국, 독일은 일찌감치 물납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도 바로 대물변제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합니다.

일부에서는 공익재단에 일부 지분을 출연할 가능성도 언급됩니다, 이럴 경우 적어도 해당 작품에 대한 상속세는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삼성의 상속세 신고기한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족들의 협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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