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차로 '이리쿵 저리쿵'...학원버스 들이받고 어린이집 앞까지 돌진

[앵커]
만취 상태로 차량을 훔쳐 몰다 SUV와 학원 버스까지 들이받은 3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초등학생 등 6명을 다치게 한 데다 어린이집 바로 앞 인도까지 침범했는데 하마터면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저녁 7시가 넘은 시각, 경기도 시흥의 한 어린이집 앞.

비틀거리며 나타난 남성이 시동이 걸려있는 차에 올라탑니다.

차를 출발시키더니 빨간불도 무시한 채 속도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마구잡이로 몰다가 인도에 부딪히고는 신호 대기 중이던 SUV와 학원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습니다.

그리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더니 이번엔 인도 위까지 올라갑니다.

2백여m를 더 달리고서야 멈춘 차량.

몇 분 뒤, 차에서 내린 남성이 보닛을 두 주먹으로 내리치더니 비틀거리며 사라집니다.

알고 보니 차주가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가느라 차를 잠시 세워둔 사이 훔쳐 운전한 거였습니다.

[임승현 / 피해 차주 :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다가 3분도 안 돼서 나와보니까 차량이 없어진 거예요. 너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30대 남성 A 씨가 이동한 거리는 1.2km 남짓이지만, SUV 운전자와 버스에 타고 있던 초등학생들까지 6명이 다쳤습니다.

A 씨가 질주한 구간은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있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인도까지 침범해서 시설물을 파손하기도 했는데, 바로 앞엔 어린이집까지 있어 자칫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를 세운 곳 인근에 누워있던 A 씨를 발견해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먼허 취소 기준인 0.08%를 넘긴 만취 상태였습니다.

이전에도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전과도 있었습니다.

A 씨는 경찰에서 왜 차를 훔쳤고 어떻게 차를 몬 건지,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해 구속했습니다.

YTN 신준명[shinjm7529@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