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가상화폐 거래소' 잇단 해킹 피해..."시세조작 의심"

[중점] '가상화폐 거래소' 잇단 해킹 피해..."시세조작 의심"

2021.04.01. 오전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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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상화폐 광풍 속 거래소 난립의 부작용을 짚어보는 YTN의 연속 보도입니다.

거래소의 보안 의식이 부족한 탓에 가상화폐 계정이 해커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시세 조작을 위한 해킹으로 추정되는데, 자세한 내용을 김우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월 가상화폐 9천만 원어치를 구매한 31살 김 모 씨.

한 달 만에 달성한 수익률은 100%, 9천만 원은 2억 원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김 모 씨 / 가상화폐 해킹 피해자 : 수익이 나니까 되게 기분도 좋았고, '코인'에 대해서 확신이 생기니까 월급날만 기다렸죠.]

계속될 것 같던 김 씨의 장밋빛 미래는 순식간에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최근 거래소 계정이 해킹당하면서 원금까지 몽땅 날린 겁니다.

피해 당일 김 씨의 가상화폐 거래 내역입니다.

오후 7시 반쯤 해커는 낯선 IP를 통해 김 씨 계정에 접속합니다.

4시간 뒤 갑자기 김 씨 소유 가상화폐 물량을 전부 팔아 치우더니, 곧이어 거래가 거의 없는 비주류 가상화폐를 터무니없는 웃돈을 주고 사들입니다.

해커가 산 가상화폐는 순식간에 60배 넘게 치솟았다가 곧바로 푹 꺼졌습니다.

[김 모 씨 / 가상화폐 해킹 피해자 : 저도 이게 전 재산이고, 빚내서 투자한 건데 한순간에 없어지니까는 죽고 싶었죠.]

49살 박 모 씨도 똑같은 수법에 당했습니다.

지난달 23일 박 씨의 거래 내역입니다.

해커는 박 씨의 자산을 전량 매도한 뒤 거래량이 거의 없는 가상화폐를 웃돈까지 주고 사고팔며, 시세를 인위적으로 올립니다.

상한가까지 끌어 올리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0분.

[박 모 씨 / 가상화폐 해킹 피해자 : 황당하고 할 말이 없죠. 뒤통수 퍽 맞은 기분이죠. 누구한테…. 돌멩이로.]

취재진이 확인한 해킹 피해자만 4명, 피해액은 2억5천만 원에 달합니다.

뚫린 계정은 특정 거래소에 집중됐습니다.

해커들이 단번에 가격을 올려 다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범죄로 추정됩니다.

[김 모 씨 / 가상화폐 해킹 피해자 : 피가 마르는 상황에서 아무런 답변도 없고, 대책도 없고….]

보안 전문가들은 거래소 서버가 해킹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임종인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특정한 IP에서 특정한(거래소) 소비자들만 랜덤하게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 거래소 쪽에 문제 있을 가능성이 더 크죠.]

해당 거래소 측은 서버가 해킹을 당한 적은 없다며 피해자의 계정 비밀번호가 노출돼 벌어진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비슷한 해킹 피해가 잇따른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가이드 라인' 마련과 보완책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 : 저희도 사실은 이런 너무 신종 수법이다 보니까 이것에 대한 보안을 더 강화하려고 강구책을 지금 마련하고 있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피해자들은 보안 책임의 과실을 물어 거래소를 상대로 피해 보상 소송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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