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올해 가상화폐 거래 400조...정부 "실체 없다"는 말만

[중점] 올해 가상화폐 거래 400조...정부 "실체 없다"는 말만

2021.03.31. 오전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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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상화폐 광풍 속 거래소 난립의 부작용을 짚어보는 YTN의 연속 보도입니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가 폭증하면서 올해 1, 2월 거래대금만 4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가상화폐나 거래소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하지 않고 있어서 관리나 규제 자체가 사실상 전무한 실정입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몇 년 전 해킹으로 가상화폐가 유출돼 수백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본 한 중소 거래소.

한 달에 5만 원가량을 내면 법인 주소를 등록할 수 있는 공유 사무실을 본사로 쓰고 있습니다.

최근 대표나 직원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비상주사무실 관계자 A : 임대하려면 보증금도 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이렇게 소액으로 사업장 낼 수 있는 곳으로 오신 거죠.]

[비상주사무실 관계자 B : (사무실) 거의 안 오세요. 1년에 한두 번 어쩌다 오시는 경우가 있고….]

대표 전화번호조차 없어서 메일로만 연락할 수 있습니다.

많은 거래소가 메일이나 SNS로 상담받기 때문에 이용에 문제가 생겨도 바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고객상담센터는 이메일 또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문의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국내 4개 대형 거래소의 투자자 수는 2백4십만 명에 달합니다.

올 1월과 2월의 거래금액은 440조 원으로, 이미 지난 한해 전체 거래금액 35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100여 개에 이르는 중소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까지 합치면 거래량과 투자자 수는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대부분 가상화폐와 현금을 중개하는 사업자로 등록돼 운영되는 상황.

금융회사가 아니어서 엄격한 재무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되고,

[금융위 관계자 : (가상화폐가) 실제 가치와 연동돼서 있는, 실체가 없는 것이고…. 금융 상품이 아니고 화폐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 (투자)를 유의하라고 안내하는 상황입니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아니어서 소비자 보호 법률을 적용받지도 않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 가상화폐는 소비생활에 사용되는 재화나 용역은 아니고 사실은 투자하기 위한 금융거래잖아요. 저희 전자상거래법 적용 대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거든요.]

이런 문제 속에 지난 25일부터 가상화폐 거래소를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하도록 하는 특정금융정보법이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가상화폐를 불법 돈세탁에 이용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의무를 지웠을 뿐, '거래소' 사업주로서의 규제는 없습니다.

[홍기훈 /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보고, 공정거래 문제로 봐야죠. 중개업자들이잖아요. 중개업자에게 적용되는 법을 적용해야 하는 건데….]

혁신이냐 허상이냐는 논란 뒤로,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 시장.

더 늦기 전에 가상화폐 거래소를 어떻게 바라보고 법망에 담아둘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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