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억울한 옥살이... '7번 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

15년 억울한 옥살이... '7번 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

2021.03.30. 오후 2:0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15년 억울한 옥살이... '7번 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
사진 출처=YTN
AD

영화 '7번 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정원섭 씨가 지난 28일 향년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정 씨는 지금으로부터 49년 전인 1972년 강원 춘천시에서 당시 9세였던 파출소장의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15년을 복역한 뒤 모범수로 풀려났지만 정 씨의 가정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았다. 정 씨 아버지는 아들이 체포된 뒤 충격으로 사망했으며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정 씨는 1988년 전북으로 내려가 신학 공부에 매진했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정원섭 씨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1999년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사건은 그대로 묻히는 듯했다. 그러던 2007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경찰이 고문 및 가혹행위를 해 정 씨의 허위 자백을 유도했다며 재심을 권고했고 2011년 마침내 정 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정 씨는 2012년 11월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지만 재심무죄판결 후 6개월 이내에 배상소송을 시작해야 인정한다는 판례에 따라 국가 배상도 받지 못했다.

표창원 전 국회의원은 SNS에 정 씨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재심 무죄 판결을 받은 사법 피해자 고 정원섭 씨가 국가배상을 받을 권리마저 억울하게 빼앗긴 아픔을 안고 영면에 드셨다. 공정한 하늘에선 억울함 없이 편안하게 쉬시길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빈소는 용인평온의숲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