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눈 폭탄에 마비된 고속도로...폭설 대응 질타

[뉴스큐] 눈 폭탄에 마비된 고속도로...폭설 대응 질타

2021.03.02. 오후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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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송창영 /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주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영상 보신 것처럼 어제 내린 폭설로 강원 영동지역 도로, 사실상 마비되다시피 했습니다. 수백 대의 차량이 도로 위에 갇혀서 오도 가도 못하면서 도로공사가 제설 대응을 제대로 못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는데요.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주임교수 연결해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안녕하세요? 어제 도로에 갇힌 분, 12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라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3월에 물론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하지만 제설 대응을 좀 더 잘할 수 있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송창영]
우리나라 과거에 이런 재난이 엄청나게 많았거든요. 그러니까 2011년 기억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9.15 정전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여름에 전기를 많이 쓴다라고 예측을 했다가 갑자기 가을에도 굉장히 더웠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전기 수급을 예측 못 해서 우리나라가 블랙아웃이 될 뻔한 기억도 있고요.

또 2012년에는 대형 태풍이 그해 5개나 왔는데 볼라벤, 덴빈, 산바 여러 개가 왔죠. 그런데 그때 산바 같은 경우에는 9월에 와서 보통 태풍은 여름에만 오는데 가을에 와서 많은 피해를 줬습니다. 최근에 이런 기후 변화 때문에 불확실성에 기인한 잠재적인 재난까지도 우리가 현명하게 대처했어야 되는데 이런 부분이 굉장히 아쉽습니다.

[앵커]
이번에 도로에 갇히고 제설도 제대로 안 되고 여러 문제가 발생했는데 뭐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보시는지요?

[송창영]
선진 재난 관리는 골든타임에 어떻게 대응하냐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만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지금 저는 다른 측면에서 우리 방송에서 자주 안 다루는 얘기를 드리자면, 우리가 재난에 가장 전문가는 작년, 재작년에 똑같은 폭설을 경험해 봤던 공직자가 그 조직에 있으면 그 조직은 돌아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순환 보직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작년, 재작년에 폭설을 경험해 봤던 공직자가 지금 우리 조직에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재난의 최고의 전문가는 교수도 아니고 중앙부처의 고위 공무원도 아닌데 현장에 있는 그런 현장 지휘관들이 자꾸 바뀌니까 우리는 경험이 없는 새로운 공직자한테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맡기는 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재난 현장에 계시는 분들을 어떻게 연속성을 꾀할 것이냐가 우리의 숙제인데 문제는 이런 분들이 재난 부서가 격무 부서이고 기피 부서이고 오자마자 뺏겨서 가려고 하는 부서가 이런 재난부서이다 보니까 이러한 재난 부서의 공직자들을 어떻게 우리가 연속성을 꾀할 것이냐, 한 번쯤 충분히 공부를 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순환 보직의 문제점, 그리고 재난 전문가들이 대처를 했어야 한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그런데 시스템적으로, 그러니까 제설차 대기, 투입 같은 그런 제설 경보 시스템이 마련돼 있었다면 좀 더 이른 대응이 될 수 있었지 않을까요?

[송창영]
그게 굉장히 중요한 얘기인데 저희들 재난 시스템상 예방, 대비, 대응, 복구 4단계로 나누거든요. 이런 것들이 법과 매뉴얼 상에 잘 정리가 되어 있고 또한 대응하는 게 저희들이 4M이라고 하는데 인력과 장비와 자재, 그리고 적절한 예산이 잘, 초기에 잘 대응을 해 줘야 되는데 이런 것들이 잘 안 되어 있고요.

제가 자꾸 얘기하지만 재난이 생기면 한국도로공사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번 같은 경우도 민, 관, 군, 경이 함께 유기적으로 3차원적으로 대응을 했어야 되는데 너무 그들만의 리그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관계 지자체라든가 또 군, 경이 함께 제대로 대응했어야 되는데 제가 얼마 전에도 얘기했지만 강원도에 우리가 100년 만에 폭설이 2011년도에 났었을 때 그때 당시에 육군 8군단이 군 장병 6600명을 긴급 투입해서 엄청난 성과를 이루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런 것들을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교수님 말씀을 들으니까 재난은 어떻게 보면 반복이 되는 건데 계속해서 대비가 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참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이번 사태에 도로공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커지고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송창영]
일단 한국도로공사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재난관리 책임기관입니다. 그거에 대해서 굉장히 책임을 면하기가 힘들 것 같고요. 또한 재난 관리는 네거티브 어프로치이기 때문에 이러한 미흡하고 불안정한 것에 관계자들이 접근을 해서 잠재적인 재난까지도 대응을 하게 해 줬어야 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좀 다소 아쉽고요.

다만 이번 강원 지방에 연휴로 인해서 차량이 굉장히 많이 많이 나와서 정체가 됐고요. 또 예측하기 힘든 엄청난 폭설, 그리고 월동 장비가 미비한 차량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어제처럼 갑자기 도로에 갇히게 될 경우에, 12시간 갇힌 분도 있는데요. 승용차 운전자분들은 그럴 경우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겠습니까?

[송창영]
지금 우리 국민들한테 제가 광의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사회학자가 뭐라고 했냐 하면 현대 사회를 위험사회라고 했거든요. 또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이라고 하는 책에 보면 지구상에 3차 세계대전 수준의 대재앙이 온다면 핵전쟁도 아니고 종교 분쟁도 아니고 이런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재난이 엄청나게 발생할 거다. 결국 우리는 위험 사회에 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위험 사회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되는데 꼭 드리고 싶은 얘기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죽다 생존한 분들을 설문조사를 했더니 일본의 공권력, 즉 공직자에 의해서 생존된 사람은 단 1.7%였고 결국은 시민 스스로 생존하고 또 시민에 의해서 생존된 사람이 98%거든요.

이번 폭설도 마찬가지로 이런 폭설이 생겼을 때 국가 공권력에 의해서 생존될 가능성이 힘들기 때문에 우리 국민 모두가 이런 재난에 대해서 최소한의 전문성이 필요한 시기에 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재난에 생존하는 것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우리 시민들 스스로도 우리 스스로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해야 되겠고요. 그리고 이런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민, 관, 군, 경이 한꺼번에 같이 신속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말씀도 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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