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줄어든 쿠팡이츠 배달수수료...플랫폼 노동의 '명암'

[앵커리포트] 줄어든 쿠팡이츠 배달수수료...플랫폼 노동의 '명암'

2021.03.02. 오후 1:1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3월 2일 쿠팡이츠 단체 휴무를 제안한다"

배달기사들이 많이 가입한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쿠팡이츠 배달 기본 수수료가 3,100원에서 오늘부터 600원 줄어든 데 대한 반발의 움직임인데요,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배달기사들은 한꺼번에 2개 이상 배달을 할 수 없는 쿠팡이츠 시스템상, 최저임금도 받을 수 없다며 일방적 횡포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쿠팡이츠 측은 원거리 배달 기피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반박하는데요.

기본료를 줄이는 대신 상황에 따른 할증 지급을 더 유연하게 한다는 겁니다.

[김세민 / 쿠팡 홍보팀장 : 쿠팡이츠는 기존 배달 파트너의 원거리 배달 기피 현상을 해결하고자 배달 거리에 따른 실질적인 시간과 노력에 비례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쿠팡이츠의 배달료 책정 기준은 배달기사 입장에서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거리와 배달 지역, 시간, 날씨에 따른 기준을 그때그때 적용하기 때문인데요.

가장 최근 공지됐던 지난해 11월 거리비례제 내용을 보겠습니다.

배달기사가 있는 장소에서 가게까지의 거리, 가게에서 주문한 곳까지 일정 거리를 기본료 구간으로 정하고, 각각 100m씩 더 늘어나면 배달료가 100원씩 늘어나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은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참고할 수는 있겠죠.

문제는 이게 직선거리 기준이라는 겁니다.

직선으로는 1km가 채 되지 않지만, 실제 이동과정에서 2~3km를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중간에 강을 건너거나 철길을 넘어야 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낮은 건당 수수료는 안전과도 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많이 배달하기 위해 급하게 이동하고, 배달을 하다가도 다음 배달을 잡기 위한 준비에 들어갈 위험도 있습니다.

배달기사의 안전 의식도 필요하겠지만 동시에 안전하게 배달하더라도, 최저임금보다는 많이 받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 역시 시급하다는 겁니다.

[구교현 /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 2,500원짜리 배달을 3개 한다고 하면 7,500원인 건데요. 이건 최저임금보다도 안 되는 금액이고 바이크 유지관리비, 보험료도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데 라이더들은 더 빨리 더 많이 배달해야 생계가 가능할 것이고, 라이더에게 위험을 초래하는 것뿐 아니라 도로 위의 다른 시민들의 위험까지 초래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어플이나 SNS를 통해 노동이 거래되는 일은 일상이 됐습니다.

사내 인간관계로 고민할 필요가 없고 그때그때 가능한 시각에 근무하는 것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여러 정책 변경이 지나치게 사업자 위주로 돌아가고, 4대 보험이나 수당, 퇴직금 등 보호를 받지 못하는 어둠도 있습니다.

이번 개편으로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에 변화는 없을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배달기사 노동조합은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