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 경계지역 CCTV, '라벨갈이' 의혹...경찰, 내사 착수

단독 軍 경계지역 CCTV, '라벨갈이' 의혹...경찰, 내사 착수

2021.03.02. 오전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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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지난해 10월 CCTV 원산지 둔갑 의혹 보도
국방부 감사 이어 경찰 내사 착수…혐의점 포착
경찰, ’라벨 갈이’ 의심…군에 허위 증명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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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육군이 주요 접경 지역에 설치하고 있는 경계용 CCTV의 핵심 장비 원산지가 둔갑 됐다는 의혹, 지난해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취재진이 육군에 제출된 업체 측 제안서 일부를 입수해 살펴봤더니, 이른바 '라벨 갈이'가 의심되는 장비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입찰 경쟁 때부터 업체가 의도적으로 군을 속인 것으로 보고, 내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북한 목선에 뚫린 경계를 강화하겠다며, 육군이 주관하고 있는 해강안 사업.

YTN은 지난해 10월, 사업에 들어가는 CCTV의 핵심 장비 원산지가 둔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YTN 뉴스 / 지난해 10월 7일 : 군 당국이 계약한 업체가 중국산 부품 등을 조립만 한 뒤 국산으로 속였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보도 이후 국방부가 감사에 들어간 데 이어 최근 경찰도 내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청 범죄정보과가 4개월에 걸친 첩보 수집 끝에 구체적인 혐의점을 포착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 내부에서 나름의 절차를 거쳐서 내사를 착수하기 때문에….]

경찰은 이른바 '라벨 갈이'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해강안 사업'에 선정된 A 업체가 외국산 장비를 들여와 놓고선 자신들이 직접 만들었다며 허위 증명서를 군에 제출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A 업체 제안서 일부입니다.

레이저로 거리를 측정하는 장비를 직접 제조했고, 품질까지 보증한다고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 감사결과, 레이저 거리 측정기는 스위스 산으로 드러났습니다.

열상 카메라 역시 A사가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핵심 부품인 렌즈는 이스라엘에서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사는 열상 카메라 몸통에 해당하는 센서는 국내 업체인 B사 제품이라고 군에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의 확인 결과, B사는 센서를 공급한 적도 계약한 사실도 없습니다.

[B 사 관계자 : 거래한 적도 없고, 거기 담당자가 누군지도 몰라요.]

국가 계약법 상, 제안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할 경우 사업 탈락은 물론 부당업자로 분류되며, 엄연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정성훈 / 변호사 : 국산 장비로 제안서를 작성해 납품하고 라벨도 원산업체가 아닌 자신의 라벨을 부착함으로써 국산 장비로 오인하게 하거나 기술력에 대한 기망을 한 경우라면 사기죄 내지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A 업체 관계자는 주요 장비 대부분을 외국에서 들여왔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외국산 장비를 모아서 자신들이 국내서 조립한 만큼 자사 제품으로 봐야 한다고 항변했습니다.

[A 업체 관계자 : 어차피 그것을 묶어야 쓸 수 있는 장비거든요. 그러니까 '파이널 제조'를 저희가 했다고 하니까 제안서에 그렇게 들어간 거죠.]

A사가 납품한 장비와 제안서를 분석 중인 경찰은 조만간 공식 수사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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