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선로 뛰어듦' 사고...기차역엔 스크린도어 왜 없나

또 '선로 뛰어듦' 사고...기차역엔 스크린도어 왜 없나

2021.03.01. 오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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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의 한 기차역에서 20대 여성이 KTX 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KTX 등 기차역 승강장의 경우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발생한 일인데,

기차역에는 왜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은 건지, 또 대책은 없는지, 신준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3일 출근 시간 서울 영등포역.

20대 여성이 스크린도어가 없는 승강장에서 선로에 뛰어들었고, KTX 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목격자 : 내가 보니까 차가 달리는데 탁 소리가 났어요. 그래서 내가 열차가 고장 났나 왜 그러지…. (열차가) 통과하던 중에 뛰어든 거야.]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서울 오류동역에선 투신 사고가 8차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선로 투신 사망사고는 모두 7건으로 이 가운데 5건이 스크린도어가 없는 승강장에서 발생했습니다.

서울과 인천 지하철역엔 모두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만, KTX와 무궁화호 등이 통과하는 전국 기차역 승강장 349곳은 전부 스크린도어가 없습니다.

통과 열차의 종류가 다양해 열차 출입문 크기와 높이, 위치도 모두 달라서 지하철 같은 좌우 개폐형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열차 종류가 다른 경우에는 설치가 안 되니까 이 열차는 A라는 위치에서 바로 문이 열리는데 다른 열차는 승객 내리는 위치가 조금 달라 버리면 거기는 문이 없잖아요.]

대책은 없을까.

대구 지하철 2호선 문양역의 경우, 지난 2013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위아래로 열리는 '로프형 스크린도어'를 설치했습니다.

1년 시험 가동을 마친 뒤 대구도시철도가 이를 인수해 현재까지 운영 중인데, 선로 침입이나 뛰어듦 사고는 이후로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한 철도 전문가는 "열차 종류가 다양한 일본과 유럽에서는 상하 개폐식 스크린도어가 도입됐고,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기차역 스크린도어 설치계획은 확정된 게 없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구간이 긴 기차역 승강장의 경우 스크린도어 설치 비용이 지하철에 비해 크다는 점도 현실적인 한계라고 설명했지만, 사람의 목숨은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신준명[shinjm75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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