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 해치지 않는다' 리얼돌 논란 가열..."아동 형상·맞춤형 금지를"

'풍속 해치지 않는다' 리얼돌 논란 가열..."아동 형상·맞춤형 금지를"

2021.01.31.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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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신체 본뜬 리얼돌 수백만 원대
"풍속 해치는 물품"…여러 차례 세관 통과 못 해
"개인의 자유" vs "여성의 인권"…가치관 충돌
"여성의 신체 지배 심리→그릇된 성문화"
"아동 형상화·맞춤형 제작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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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리얼돌은 성인 도구에 불과할 뿐 풍속을 해치지는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뒤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지나친 사생활 침해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왜곡된 성 인식이 퍼지는 걸 막으려면 아동을 형상화한 인형이나 맞춤형 제작은 금지해야 한다는 비판도 큽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성의 신체를 본뜬 인형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키도, 얼굴 화장도 제각각입니다.

성인용품, 이른바 '리얼돌'인데 가격은 수백만 원대입니다.

리얼돌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사람 크기의 신체 모형과 얼굴 부분을 조립하는 식인데 무게도 웬만한 성인만큼 나갑니다.

국내에서 제조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국이나 일본에서 들여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재질에 따라 천만 원을 웃돌기도 하는데, 풍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번번이 세관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상진 / 리얼돌 수입업체 대표 : 똑같은 제품을 옵션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제품으로…. 저희가 20건가량 세관과 다시 법적 다툼 중이고….]

하지만 법원은 최근 리얼돌을 음란한 물건으로 보기 어렵다며 성적 도구는 사적 영역으로 존중해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습니다.

이 판결 직후 SNS를 중심으로 개인의 자유와 여성의 인권, 두 가치관이 맞붙었습니다.

그저 성기구일 뿐인데 규제하는 건 지나친 사생활 간섭이라는 주장과

[전용준 / 서울 신정동 : 지인 합성이나 딥페이크 관련 기술 악용 이런 우려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생명이 있는 건 아니다 보니까 그걸 사용하는 거 자체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성욕 해소를 넘어 여성의 신체를 지배하려는 심리까지 담긴 리얼돌은 결국, 잘못된 성문화로 이어질 거란 비난이 맞서는 겁니다.

[구지은 / 서울 북가좌동 : 성인도구가 많은데 굳이 사람 모형을 본떠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지인 얼굴까지 합성해서 성생활 즐긴다는 거 자체가 혐오스럽다고 생각하고….]

전문가들도 아동을 연상케 하거나 원하는 얼굴을 합성하는 형태의 리얼돌 제작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윤김지영 / 건국대 몸문화 연구소 교수 : 4D로 나온 일종의 지인 능욕의 방식으로 리얼돌이 쓰일 수 있다고 하는 것 안에서 초상권과 인권, 인격권 침해 양상을 지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판결 이후 논란이 가열된 가운데 아동 형체의 전신 인형을 만들거나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처벌하는 미국과 호주 등처럼 우리나라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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