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PD리포트] 전교생에 '매점 기본소득' 지급했더니...

[뉴있저PD리포트] 전교생에 '매점 기본소득' 지급했더니...

2021.01.29. 오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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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에 매점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을까요.

그런데 이 학교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매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매주 지급한다고 합니다.

'기본소득'은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지 뉴있저 제작진이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충북 보은 '판동초등학교'의 월요일 아침.

교실 앞 복도 내 이름이 적혀있는 봉투를 찾아...

"(그게 뭐예요?) 매점 쿠폰이요."

'2천 원 쿠폰' 수령하고 매점으로 향하는 아이들.

학용품을 사고 음료수와 과자도 삽니다.

[강환욱 / 판동초등학교 교사 : 전형적인 농촌 소규모 학교고 주변에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학교에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매점의 필요성을 몇몇 분들이 제기하셨고.]

전교생 41명 6개 학급의 작은 학교

학부모들이 함께 꾸리는 협동조합 매점입니다

그런데 학부모와 선생님이 매점에서 본 아이들의 모습은?

[김미령 / '매점 운영' 학부모 조합원 : 가난한 아이들도 있고 용돈을 못 받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런 아이들은 여기 매점을 못 이용하죠. 그게 안쓰러웠어요.]

[강환욱 / 판동초등학교 교사 : 어느 정도는 모두가 기본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마련해주자. 어린이 기본소득을 생각했고 이 제도에 동의하신 분이 기탁금을 보내주셔서 이 실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판동초 '어린이 기본소득'

매주 월요일 전교생에 '2천 원 매점쿠폰' 지급.


Q. 2천 원 매점 쿠폰 용돈 아닌 기본소득?

[강환욱 / 판동초등학교 교사 : 부모님들도 용돈을 아이들에게 주셔서 알겠지만 부모님이 기분이 나쁠 때 이런 마음이 들 수 있거든요. '너 그런 식으로 하면 용돈 없어' 이런 마음이 들 수 있는 단어잖아요. 그래서 용돈이라는 단어는 지양하고 싶었어요. (기본소득처럼) 아무런 조건 없이 주어지고 정기성이 있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김미령 / '매점 운영' 학부모 조합원 : 기본소득이 생기고 나서는 아이들이 당당하게… 과자 하나 사 먹는 것도 엄청 행복해하더라고요. 그게 많이 달라지고… 마음이 아팠는데 기쁘더라고요.]


Q. 기본소득 시행 두 달 아이들이 느끼는 것들은?

사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좋아요 78%
친구에게 무언가 사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70%
학교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68%

[강환욱 / 판동초등학교 교사 : 학교가, 어른들이 본인들의 학교생활을 지지해 주고 있다는 그런 부분에서 안정감을 찾은 것 같고….]

"기본소득으로 학교에 오는 것이 더 즐거워졌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더 행복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판동초등학교의 '어린이 기본소득' 2021년에도 계속됩니다.

PD 배인수 [ins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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