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한테 말하지 않았는지" 주변 사람들 탓한 정인이 양부

"왜 저한테 말하지 않았는지" 주변 사람들 탓한 정인이 양부

2021.01.24. 오후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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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한테 말하지 않았는지" 주변 사람들 탓한 정인이 양부
ⓒYTN 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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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 양의 양부가 학대 정황을 진술한 주변 사람들을 탓하는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전날(23일) 방송에서 정인 양의 1차 부검 소견이 알려진 날 이뤄진 양부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날 양부는 제작진과 만나 "이렇게 되면 저희 첫째는 또 어떡하고, 주변 사람들은 왜 저한테 그런(학대 정황) 얘기를 안 해줬을까요? 그렇게 지금은 잘 증언할 수 있으면서"라고 주변 사람들을 탓했다.

양부는 자신은 학대 정황을 몰랐으며, 주변에서 자신에게 미리 알려줬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마음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양부모의 주변 지인들은 양부가 이상했던 점을 털어놨다.

양모의 한 지인은 "그 아빠도 제가 이상하게 느꼈던 건 '이맘때 지능지수가 강아지하고 비슷해서 잘하면 상을 주고 못 하면 벌을 준다'면서 8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우니까 안 안아주고 울지 않고 울음을 그쳤을 때 안아주고 이거를 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은 "9월에 카페에 간 적이 한 번 있었다. 그런데 둘째는 없더라"면서 "'정인이 왜 없어?' 그랬더니 '차에서 지금 잠을 자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양부모) 모두 카페에서 한 시간 반 이상 머무를 동안, 한 번도 (정인이를) 찾지 않더라"고 말했다.

양모가 정인 양에게 화내는 걸 목격했다는 지인은 "애(정인이)한테 영어로 막 소리 지르는데, 양부는 첫째를 데리고 자리를 피했다"고 말했다.

또 사망 전날 아이를 데리러 온 양부에게 정인 양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설명했지만, 양부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증언도 있었다.

이날 전문가들은 '정인이는 양부모에게 어떤 존재였던 것 같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정인이는 입양을 한 훌륭한 부부라는 찬사를 얻기 위한 소모품이었다"라고 분석했다.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도 "헌신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었을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검찰은 지난달 정인양의 양모를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양부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후 첫 번째 공판에서 양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정인 양의 양부모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은 다음 달 17일 열린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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