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2억 소송전'으로 번진 3년 전 평창의 악몽

[앵커리포트] '2억 소송전'으로 번진 3년 전 평창의 악몽

2021.01.20.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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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평창올림픽의 '왕따 주행 논란'이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됐습니다.

당시 가해자로 지목됐던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 선수,

노선영 선수의 허위 주장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CF와 협찬 계약이 무산돼 경제적 피해까지 입었다며 2억 원의 위자료를 청구한 겁니다.

문제가 된 '팀 추월' 종목은 3명이 한팀을 이룹니다.

두 팀이 링크 반대편에서 출발해 서로를 뒤쫓는 이른바 '꼬리잡기' 방식입니다.

한 명이라도 따라잡히면 바로 경기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 기록이 팀 기록이 되기에 3명의 고른 페이스가 중요한데요.

올림픽 당시 이 종목 준준결승에서 노선영 선수가 팀원 2명에 한참 뒤처져서 골인했습니다.

이례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가장 먼저 들어온 김보름 선수,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노선영)에서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 왔습니다.

노선영 선수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대회 전 훈련할 때부터 본인에 대한 따돌림이 있었다"고 언급했죠.

당시 김보름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국민청원 글에 60만 명 넘게 동의할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문화체육관광부는 경기 영상 분석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작전 실패'였으며 '왕따'는 없었다는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은퇴까지 고민할 정도로 상처가 남은 뒤였습니다.

[김보름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2018년 10월) : 스케이트를 다시 탈 수 없다는 압박감이 컸었는데….]

두 선수, 이후 같은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직접적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보름 선수는 인터뷰와 SNS를 통해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 선수의 괴롭힘 피해자라며 해명을 요구했고, 노 선수는 대응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이어왔습니다.

[노선영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2019년 2월) : 지금 시점에 왜 그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일은 없었고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대응하고 싶지 않고요.]

[김보름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2019년 2월) : 주먹을 들어서 때리는 시늉까지도 했고 사람이 듣기 힘든 언어폭력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지난달에 노선영 선수에 대한 인터뷰를 했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평창올림픽 이후 3년이나 지났지만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습니다.

김보름 선수는 이번 소송에 동료와 지도자들의 관련 사실 확인서까지 첨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3년 전 평창의 악몽과 끝 모를 진실공방, 이번에는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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