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해도 절반만 재활용...플라스틱은 23%에 불과

분리수거해도 절반만 재활용...플라스틱은 23%에 불과

2021.01.16. 오전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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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비닐·플라스틱…"재활용 어려워"
대부분 합성 소재…재생해도 품질 떨어져 외면
코로나로 가치 더 떨어져…묻거나 웃돈 주고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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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쓰레기 버릴 때마다 분리수거 열심히 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하지만 실제 재활용되는 건 버리는 양의 절반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플라스틱은 23%에 불과한데, 제품을 만들 때 재활용을 고려하지 않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홍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강북구에 사는 주부 이상미 씨는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에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페트병은 비닐 포장지를 일일이 떼어 내고, 즉석밥과 배달 용기는 설거지한 뒤 버립니다.

[이상미 / 서울 수유동 : (이렇게 안 하면) 마음이 부담스럽죠, 불편하죠.]

이웃이 무심코 버린 페트병까지 대신 분리수거 할 정도입니다.

[이상미 / 서울 수유동 : 대한민국에서 분리 배출해서 버린 모든 쓰레기가 자원이 됐으면 좋겠고요. 자원화되는 재료로 사용하거나 하면 가장 좋겠죠.]

가정에서 버리는 재활용 쓰레기의 80% 이상이 수거될 정도로 우리나라 분리수거 참여율은 세계 상위권입니다.

하지만 이 씨의 바람대로 수거된 쓰레기는 재활용되고 있을까.

경기도 부천시의 한 재활용 선별장.

밀물처럼 밀려드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직원들이 재활용 가능한 물건을 골라냅니다.

나머지는 매립하거나 소각합니다.

선별장 전체를 도는 컨베이어 벨트 길이만 10m 이상.

벨트 끝 걸러지지 않고 남은 쓰레기 더미에선 페트병과 비닐, 플라스틱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10분 만에 찾아낸 것들입니다.

이렇게 음식물이 묻은 용기나 의약품은 재활용이 안 되는 게 당연한데요.

그런데 이런 즉석밥 용기나 비닐 포장재도 재활용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사실상 '쓰레기 대란'을 불러올 수 있는 물건들이었습니다.

합성 플라스틱은 재생하더라도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거의 재활용되지 않습니다.

[김준선 / 부천시 자원순환과 재활용팀장 : 한 가지 재질보다는 단가가 낮아지죠. 이런 게 들어가면 불순물이 들어가는 거잖아요.]

코로나19로 재활용 쓰레기가 넘치는 지금은 가치가 더욱 떨어졌습니다.

결국, 재활용 업체에 돈을 더 주고 팔거나, 이마저도 안 되면 묻어 버려야 합니다.

[김준선 / 부천시 자원순환과 재활용팀장 : 우리가 매각할 수 있는 건 43% 정도. 나머지는 우리가 처리비를 줘서 운반하는 게 있어요. / 재활용품이 섞이게 되면 성질이 나빠지니까 단가는 낮아지고, 가져가는 사람도 안 가져가려고 하고….]

환경부는 지난 2018년 생활 폐기물의 62.1%가 재활용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선별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통계를 잡으니까…. 거기서 잔재물이 나오긴 하거든요. 실제 (재활용되는 양과) 차이는 있습니다.]

소비자가 버린 재활용 쓰레기 가운데, 절반 정도만이 재활용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플라스틱만 놓고 보면 고작 23%에 불과하다는 국제환경단체의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껏 소비자의 참여만 강조해 온 쓰레기 종량제를 생산자 책임을 늘리는 방법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상품을 만들면, 아무리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도 소용없다는 겁니다.

[홍수열 /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 25년 동안 우리는 소비자들이 재활용품 분리배출 열심히 하면, 분리배출 하는 양이 많아지면 재활용이 잘 된 것으로 착각한 거죠. / 뚜껑이나 라벨도 몸체와 똑같은 재질로 만들어 주는 것이 재활용에 도움이 되고요.]

'쓰레기는 또 다른 자원'이라는 오랜 믿음은 모두가 동참할 때 지켜낼 수 있습니다.

YTN 홍민기[hongmg122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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