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다가 아냐"...저출산 정책에 맞벌이 부부 갸우뚱

"돈이 다가 아냐"...저출산 정책에 맞벌이 부부 갸우뚱

2020.12.15. 오후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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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영아기 부모에 대한 지원 확대가 골자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지원금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정작 필요한 보육 환경 개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결혼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부부는 최근 자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가지고 싶다가도, '차라리 둘이 낫다'라는 지인들 말에 주저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데, 내후년부터 아이를 낳으면 매달 30만 원을 준다고 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손희정 / 결혼 2년 차 맞벌이 부부 : 금액이 적든 많든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드는데, 이 정책이 확실히 도입된다고 하면 어느 정도는 (자녀계획을) 맞춰서 아이를 갖지 않을까….]

하지만 동시에 육아휴직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

몇백만 원을 주고 안 주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림의 떡에 머물지 않게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도 말합니다.

[김대욱 / 결혼 2년 차 맞벌이 부부 : 권장이나 권고사항이 아니라 법적으로 확실하게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보장해주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현실 반영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공립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 반년 넘게 기다려본 적 있는 부모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돈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아이를 맘 놓고 키울 수 있는 환경, 그러니까 출산 자체보다는 양육에 신경을 써달라는 겁니다.

[정희라 / 둘째 출산 예정 : 돈 때문에 안 낳는 것처럼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은데 환경적 요소가 매우 많거든요. 애가 생후 6개월일 때부터 대기했는데 돌 지나서도 대기가 안 빠져서 (국공립어린이집에) 못 갔거든요.]

다음 달 셋째 출산을 앞둔 임신부도 이번 다자녀 가구 정책에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셋째 이상 자녀에 대한 등록금 지원은 반갑지만, 그 돈을 받기 위해 누가 셋째, 넷째를 낳겠느냐는 겁니다.

[최 모 씨 / 셋째 출산 예정 : (셋째를 키울 시기에) 부모가 소득이 넉넉한 실정일지 아닐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하지만) 정책을 홍보한다고 해서 애를 더 낳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꾸는 사람은 없을 거 같고]

임신하면 얼마, 태어나면 얼마.

새로울 것 없는 대책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칠 게 아니라 저출산의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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