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마친 강아지에 탈취제·디퓨저 뿌린 동물병원 '공분'

수술 마친 강아지에 탈취제·디퓨저 뿌린 동물병원 '공분'

2020.12.06.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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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마친 강아지에 탈취제·디퓨저 뿌린 동물병원 '공분'
사진 출처 = A 씨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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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한 동물병원 의료진이 수술을 마친 강아지에게 화장실용 탈취제를 분사하는 등 학대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다. 생후 8개월에 체중 750g인 강아지 '삼순이'는 그로부터 세 시간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강아지 주인 A 씨는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동물병원 내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일 오후. A 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이 동물병원 의료진 5~6명이 수술을 마치고 마취 상태인 강아지 '삼순이'에게 탈취제를 분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탈취제를 뿌린 뒤 웃으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뒤이어 의료진들은 미스트, 디퓨저용 액체 등을 강아지 몸에 뿌리거나 솜에 묻혀 발랐다. 이에 더해 '삼순이'가 마취에서 깨어난 이후에도 의료진은 미용을 이어갔다. 동물병원 원장도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A 씨는 병원으로부터 '삼순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A 씨는 "내가 느끼는 바로는 강아지가 유치 발치 후 온갖 수모를 당하며 눈도 못 감고 하늘로 먼저 떠났다"라며 "믿음이 컸던 병원이어서 CCTV를 볼 생각도 안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A 씨는 "그날 밤 강아지를 데려와 작별 인사를 하려고 보니 의문투성이였다. 수술한 강아지가 미용이 되어있고 머리가 아플 정도로 향기가 진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술 후 체온을 올려줘야 하는데 의료진은 입에 호스를 낀 강아지 얼굴과 몸을 워터리스(Waterless) 샴푸로 목욕시켰고, 화장실용 탈취제를 얼굴과 몸에 분사하고 좋다고 웃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술 후 대략 1시간가량 몸도 고개도 못 가누는 아이를 빗질하고 얼굴 털 미용까지 했다. 생명을 다루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A 씨에 따르면 병원 측은 '삼순이'의 사망 원인을 기관지염이라고 밝혔다. A 씨는 "(병원에서) 기관지염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도 수술을 무리하게 했고 잇몸과 이빨, 몸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탈취제를 입에 분사했다"라고 전했다.

사건이 강아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자 동물병원 측은 온라인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병원 관계자들은 "'삼순이' 보호자님과 저희를 믿고 내원하셨던 보호자분께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 "생과 사를 오가는 동물병원에서 안일하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점 변명하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병원 관계자들을 처벌해달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지난 4일 올라온 해당 청원에는 6일 오후 2시 현재 7만 4천여 명이 동의하며 공분을 표하고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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