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정리, 수면 변화"...극단선택 10명 중 9명은 신호 보낸다

"주변 정리, 수면 변화"...극단선택 10명 중 9명은 신호 보낸다

2020.11.27. 오후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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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정리, 수면 변화"...극단선택 10명 중 9명은 신호 보낸다
사진 출처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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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 10명 중 9명은 자살 기도 전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최근 5년간 자살사망자 566명의 유족 683명에 대한 심리 부검 면담을 시행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심리 부검은 자살 유족의 진술과 기록을 통해 자살사망자의 심리 행동 양상 및 변화를 확인하고 자살 원인을 추정·검증하는 조사 방법이다. 심리 부검 대상은 정신건강 복지센터 및 경찰 등을 통해 의뢰됐거나 유족이 면담을 신청한 경우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자살사망자 566명 중 529명(93.5%)은 자살 전 죽음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주변을 정리하고 수면 상태가 변화(불면·과다 수면)하는 등 경고 신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를 주변인이 인지한 경우는 22.5%(119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고 신호는 전 연령대에서 사망 3개월 이내 사망 시점에 근접해 관찰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살사망자 91.2%가 사망 3개월 이내에 주변을 정리하는 경고 신호를 보였다. 사망 전 일주일 이내에 이런 경고 신호를 보낸 경우도 47.8%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별로 보면 34세 이하는 외모 관리 무관심, 신체적 불편감 등의 신호를 보냈고 35세~49세는 대인기피 등의 행동 변화를 보였다. 50~64세는 식사 상태와 체중이 변화했고, 65세 이상은 소중한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경향이 있었다.

이 외에도 전체 심리 부검 대상자 중 88.9%가 정신건강 관련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중 우울장애가 64.3%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신질환으로 치료나 상담을 받은 자살사망자는 51.8%에 불과했다.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 경우는 46.6%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염민섭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심리 부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살까지 이르는 길목을 차단할 수 있도록 근거 기반의 촘촘한 자살 예방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특정 직업군이나 특수 상황에서의 자살사망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활용해 자살 예방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심리 부검을 확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자살사망자 유족들이 일상 변화나 생애 주기별 자살 원인 등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심리부검센터 홈페이지(http://www.psyauto.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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