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등장' 판사들 반응 엇갈려...법원 안팎에선 "재판 독립 침해"

'문건 등장' 판사들 반응 엇갈려...법원 안팎에선 "재판 독립 침해"

2020.11.27. 오전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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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공개한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에는 판사들의 학력과 주요 판결 이력 등과 함께 개인적 성향에 대한 평가도 담겨 있습니다.

당사자인 판사들의 반응은 엇갈리는 가운데 법원 안팎에서는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 총장 측이 공개한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에는 판사들의 성향 같은 개인적 평가도 담겼습니다.

한 판사는 언행이 부드럽고 원만히 재판 진행을 잘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피고인 측의 무리하고 비상식적인 주장을 모두 수용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혹평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연로하다거나, 주관이 뚜렷하지 않다고 언급한 평가도 있었습니다.

문건에 언급된 판사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재판부 성향과 취향을 파악하는 건 검찰이나 변호사로선 필수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판사도 있었지만, 검찰이 국가기관이 해선 안 되는 사찰을 하고 삼권분립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분개한 판사도 있었습니다.

법원 내부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한 현직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망에 올린 진상조사 요구 글에는 알려진 정보를 취합하고 정리해 맥락을 만드는 게 '사찰'이라며 진상조사에 동조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공판 검사가 아닌 대검이 판사들 개인정보를 조사해 공유하는 건 재판 독립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거란 반발도 터져 나왔습니다.

철저히 증거로 말해야 하는 재판에서 검사가 판사 성향을 분석한 문건을 만들고 국가기관이 이 문건을 공식적으로 취급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법관들의 세평을 수집해 문제가 됐다면서, 이번 문건도 과연 대검이 할 일이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총장 측은 이번 문건 공개로 재판부 사찰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사법부 판단을 앞두고 되레 역풍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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