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치사량 아질산염 검출...구매 확인" vs "이유 없어"

[앵커리포트] "치사량 아질산염 검출...구매 확인" vs "이유 없어"

2020.10.28. 오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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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독감 백신을 접종받고, 이틀 뒤 숨진 인천 고교생 A 군,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아질산염'이 치사량 이상으로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질산염, 아질산나트륨이라고도 하는데요.

햄이나 소시지, 베이컨 특유의 선홍빛을 유지하고, 지방이 산소와 만나 부패하는 걸 막습니다.

육포와 훈제오리고기까지 가공육 전반에 쓰이는데요.

너무 많이 먹으면 호흡곤란이나 두통 같은 부작용이 있고, 4~6g 넘게 복용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 3월 중국에서는 유치원 보육교사가 홧김에 유치원생 아침 식사에 아질산염을 다량 넣어서 원생 한 명이 숨지는 일도 있었죠.

[이동훈 / 내과 전문의(어제 YTN 뉴스나이트) : 다량 섭취할 경우 이게 헤모글로빈에 붙어서 산소공급을 좀 방해합니다. 소량 먹으면 그렇게 큰 문제가 없는데 많이 섭취할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첨가 기준이 엄격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육가공품에는 kg당 0.07g 이하로만 아질산염을 넣을 수 있는데요.

산술적으로 햄이나 베이컨을 한꺼번에 57kg 이상 먹어야 할 정도로, 음식 섭취로만 치사량에 이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극단적 선택 추정에 유족은 반발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숨진 A 군의 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의 글을 보면요.

"경찰이 평소 동생이 쓰던 생수 브랜드 페트병을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찾았고, 여기서 아질산염이 검출됐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동생은 평소 성적이 좋았고 최근 대학입시도 끝나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경찰은 A 군이 숨지기 전 아질산염을 직접 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타살 정황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동기 파악을 위해 A 군의 PC와 휴대전화 등에서 사망 전 행적을 살피는 동시에, 아질산염 구매 과정에서 업체 위법은 없었는지도 살피고 있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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