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중학교 배정 방식 바꿔 강남 집값 잡는다?

[팩트와이] 중학교 배정 방식 바꿔 강남 집값 잡는다?

2020.10.11. 오전 00:0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서울시 교육청이 중학교 배정 방식을 '선지원 후추첨' 형태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교육청 홈페이지에 반대 청원이 올라오는가 하면,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서라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는데요.

어디까지 사실인지, 팩트와이에서 따져봤습니다.

고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강남 집값 잡겠다고 중학교 배정까지 손대나."

한 일간지 기사 제목입니다.

강남에 살지 않아도 강남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해 집값에 반영된 이른바 '학군 프리미엄'을 지우려 한다는 추정이 담겼습니다.

▲ 서울 '학군' 바꾼다?

당장 서울시 교육청은 펄쩍 뛰며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최성묵 / 서울시 교육청 학교지원과장 : 그럴 계획도 없고, 그렇게 바꿀 수도 없어요. 거주지 벗어난 학교 지원 가능하다는 건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속내가 무엇이든, 현행 학군제를 무너뜨리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서울 중학교들은 자치구를 세분화한 46개 '학교군'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사 가지 않는 한 학교군을 벗어난 중학교로는 진학하지 못합니다.

이 학교군의 경계를 허물려면 시의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습니다.

교육과 부동산이라는 우리 사회 가장 뜨거운 이슈와 직결된 문제라 정치적 부담이 커서 공론화 과정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서울 어디에 살아도 강남 중학교로 진학할 수 있게 된다는 식의 언론 보도는 현실성 낮은 과장된 추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 '강남 집값' 잡기 위해서다?

현재 서울시 교육청이 추진하는 안은 100% 추첨제인 중학교 배정 방식에 일부 지원제를 도입하는 겁니다.

그러나 지원도 기존 학교군 내에서 이뤄지는 거라면 부동산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한 연구진 역시, YTN과의 통화에서 학교군을 바꾸는 식의 해법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화룡 / 공주대학교 교수 (서울시 교육청 연구 용역 수행) : 전혀 그런 의도 없이 시작한 연구입니다. 갑자기 부동산과 겹치면서 많이 곤란해졌어요. 학군 광역화는 지금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46개 있는데, 그거 그대로 가져갈 겁니다.]

▲ '원거리 등교' 우려 크다?

서울에서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데도 일부 학교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현행 46개 중학교 학교군은 24년 전인 1996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대에 맞게 수정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전시는 서울시와 같은 이유로 '학군 광역화'를 추진했다가 원거리 배정 우려 탓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중학교 배정 방식을 조정하더라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등교 거리를 반영하는 등 세밀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