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 작업 '산더미'..."추석 연휴가 반갑지 않아요"

수해 복구 작업 '산더미'..."추석 연휴가 반갑지 않아요"

2020.09.28. 오전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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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여름 유례없는 장마로 피해를 본 경기 남부 지역은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복구를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지역 주민들은 다가오는 추석 명절에도 심란한 마음뿐입니다.

손효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여름, 집중호우로 마을 위쪽에 있는 저수지 둑이 터져 수해를 입은 경기도 이천 산양1리 마을입니다.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데요.

왼쪽을 보시면 원래 논이었던 땅이 여전히 흙으로 뒤덮여 있고, 물에 쓸려 내려온 나무들은 한곳에 모여 있을 뿐 다리 한가운데 방치되어 있습니다.

부서진 도로는 위험하게 방치돼 있고 물에 잠겼던 마을회관은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방까지 들이닥친 강물을 피해 목숨을 구한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주민들.

흙까지 모두 떠밀려가 농작물을 다시 심을 수도 없게 된 밭을 보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하월례 / 경기도 이천시 산양1리 : 살 거 같지도 않더라고, 명이 기니까 이렇게 살고는 있는데 지금까지도 가슴이 뛰어서…. 우울해서 지금까지도 약을 먹어….]

비닐하우스 두 동을 잃은 부부는 일주일 동안 애를 써서 한 동을 새로 세웠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산더미 같은 복구 작업에 다가오는 추석 연휴가 반갑지 않을 정도입니다.

[산양1리 주민 : (원래) 한가할 땐데 끝이 없어, 일이. 집안도 그렇고. 코로나 때문에 (자식들도) 오지 말라 그랬어. 내년만 바라보고 사는 거지, 뭐.]

과수 농가 피해도 여전합니다.

이 밭에 있는 복숭아나무 40그루도 모두 물에 잠기면서 이렇게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았고 나무 자체가 죽어버렸습니다.

바닥을 보시면 물에 쓸려 내려온 자갈이 가득하고 나무 주변엔 잡초가 무성해서 겨울이 지나고 밭을 모두 갈아엎어야 합니다.

[이종진 / 경기도 이천시 산양1리 : 이 정도 수확 보기 위해 만들려면 6년 키워야 해요. 6년 키운 걸 싹 새로 심게 생겼어요.]

산사태가 들이닥쳤던 안성 죽산면 남산마을 주민들도 집을 복구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정부 지원금은 2백만 원씩.

그마저도 집이 직접 침수 피해를 본 경우만 받을 수 있습니다.

[김영갑 / 경기도 안성시 남산마을 : 재난지역으로 선포돼서 보상이 꽤 클 줄 알았는데, 실질적으로 이 집을 수리 완전히 마치고 가구까지 집어넣으면 어림잡아 억대는 들어가야….]

명절 분위기는 좀처럼 나지 않습니다.

[강윤선 / 경기도 안성시 남산마을 : 명절을 앞두고 뭐…. 할 게 있어야죠, 지금 이런 상태인데…. 애들이 오겠어요, 누가 오겠어요, 지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이 피해 주민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심란하게만 들리는 가을입니다.

YTN 손효정[sonhj017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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